교황 선출 과정인 콘클라베를 소재로 한 영화 천사와 악마가 3일 로마에서 세계 첫 시사회를 통해 공개됐지만 예상과 달리 큰 반향과 논란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론 하워드 감독이 제작한 천사와 악마는 소설 「다빈치코드」 작가로 잘 알려진 댄 브라운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천사와 악마는 갈릴레이 갈릴레오, 코페르니쿠스 등 가톨릭 교회 탄압을 받은 과학자들이 만든 비밀결사대 일루미나티가 500년 만에 부활해 콘클라베를 앞두고 유력 교황 후보자들을 납치하며 교황청을 위협한다는 내용이다.
이날 시사회에는 론 하워드 감독과 주연배우 톰 행크스, 원작자 댄 브라운 등 영화 관계자들이 참석했지만 교황청 및 교회 관계자들은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
시사회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론 하워드 감독은 "영화를 제작한 뒤 몇몇 주교들에게 영화에 대한 평을 들으려 시사회에 앞서 미리 초청하는 자리를 만들었지만 이에 응답한 주교는 없었다"면서 "이 영화가 가톨릭 교회를 모독한다고 생각한다면 (영화를) 보지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또 "교황청이 이탈리아 정부에 압력을 가해 로마 시내 대성당들을 배경으로 영화를 촬영하는 것을 방해했다"고 말했다.
좀처럼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댄 브라운 작가는 이날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장에 참석했다. 댄 브라운 작가는 "교황청을 관광하면서 얻은 영감으로 책을 쓰게 됐다"면서 일루미나티 존재를 믿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소설은 현실을 바탕으로 하지만 결국 꾸며낸 이야기다"고 답했다.
한편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시사회와 기자회견은 영화 홍보를 위한 한 수단일 뿐이다"고 말하며 론 하워드 감독의 교황청의 영화 촬영 방해설 발언에는 일체의 답변을 하지 않았다.
교황청 사무처 성좌재무심의처 장 벨라시오 데 바올리스 대주교는 "교황청은 영화 천사와 악마 논란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서 "가상세계를 다룬 영화나 소설로 신자들의 신앙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영화 천사와 악마는 14일 전세계 동시 개봉한다. 【외신종합】
2009. 05. 10발행 [10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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