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돈을 많이 모으고 가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돈이 그 사람의 생명을 연장해 주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 많은 돈이 그 사람에게 행복을 제공해 주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마치 많은 재산이 자기에게 큰 행복을 주는 것처럼, 오래오래 살게 해주는 것처럼 착각을 하며 너도 나도 돈을 벌고 모으기에만 급급합니다. 그러다 보니 행복해질 시간도, 삶을 즐기며 누릴 여유도, 오래 살 수 있는 건강한 몸과 마음도 다 잃어버리고 맙니다.

 돈이나 재물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인간의 탐욕이 거기에 들어갈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돈과 재물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돈이나 재물이 없어 힘들게 하루하루를 겨우 살아갑니다. 물론 내가 열심히 일해서 모아들인 재산은 내 마음대로 사용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이 우리 안에 있는 욕심입니다.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만큼 욕심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가진 것을 팔아 자선을 베풀어라. 너희 자신을 위하여 해지지 않는 돈주머니와 축나지 않는 보물을 하늘에 마련하여라. 거기에는 도둑이 다가가지도 못하고 좀이 쓸지도 못한다. 사실 너희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루카 12,33-34) 한마디로 내가 가진 재물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라는 말씀입니다. 그 나눔이 바로 하늘에 보화를 쌓는 길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일시적으로 왔다 가는 존재입니다. 그 어느 누구도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살 수가 없습니다. 길어봐야 몇 십 년 밖에 되지 않는 이 짧은 생애 동안, 잠깐 왔다가 사라질 이 세상에서 우리가 소유하고 사용하는 것들 또한 결국 영원히 내 것이 될 수가 없습니다. 구약의 욥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알몸으로 어머니 배에서 나온 이 몸, 알몸으로 그리 돌아가리라.”(욥 1,21)

 우리는 모두 알몸으로 이 세상에 왔고, 다시 알몸으로 이 세상을 떠납니다. 모두 빈손으로 이 세상에 왔고, 다시 빈손으로 이 세상을 떠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제1독서에서 코헬렛의 저자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다 허무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것들을 영원히 소유할 수 없고, 언젠가는 우리가 그 모든 것을 다 놓아두고 떠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빌라의 성녀 대 데레사는 이런 말씀을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아무것도 너를 슬프게 하지 말며, 아무것도 너를 혼란케 하지 말지니, 모든 것은 다 지나가는 것, 다 지나가는 것, 오, 하느님은 불변하시니 인내함이 다 이기느니라. 하느님을 소유한 사람은 모든 것을 소유한 것이니 하느님만으로 만족하도다.”

 정말 이 말씀대로 영원하신 하느님만이 늘 변하지 않고 한결같으시니 우리는 하느님께 의지하고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만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사실 하느님 말고는 세상의 그 무엇도 우리 안에 있는 이 끝없는 탐욕을 다 채워줄 수 없습니다.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만 살아가는 사람의 끝은 정말 허무함 그 자체일 것입니다. 아무리 채우려 해도 다 채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