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우리 신앙의 핵심인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고 기뻐하며 미사를 봉헌합니다. 우리의 신앙은 바로 부활 신앙입니다. 우리는 이천년 전 이 세상을 살았던 한 인간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났다는 것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이 예수의 부활로 이제 우리도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을 가장 기쁜 날로 지내며 서로에게 부활을 축하하는 인사도 건넵니다.

사람들은 죽음을 모든 것의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 신앙인들은 죽음이 모든 것의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죽음 뒤에 이어지는 영원한 생명을 알고 또 믿습니다. 예수님께서 되살아나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베드로 사도가 말한 것처럼,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나무에 매달아 죽였지만,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사흘 만에 일으키시어 사람들에게 나타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만난 제자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사람들에게 전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것, 이제 예수를 믿는 사람들은 누구나 죽음 뒤에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된다는 것은 우리 인간에게 가장 기쁜 소식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누구나 다 영원히 살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지상에서 40일 동안 머무르시다가 제자들이 보는 가운데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그리고 열흘 뒤에 제자들에게 성령을 보내주셔서 성령의 힘으로 제자들은 숨어 있던 집을 뛰쳐나가,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전하기 시작합니다. 제자들의 이 복음 선포로 인해 우리가 예수님을 알고 그분의 부활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이 복음 선포의 임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우리는 매일 미사 때마다 ‘신앙의 신비여’를 노래하면서,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주님의 죽음을 전하며 부활을 선포하나이다.’라고 예수님께 약속합니다.

신앙인들인 우리는, 우리가 알고 믿게 된 이 부활 신앙을 아직도 전혀 모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해줘야 할 소명을 받았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부활을 기뻐하면서 우리는 이 부활의 기쁜 소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야 하는 소명을 다시 확인합니다. 우리만 기뻐하고 끝나버리면 이 부활 축제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우리가 이 기쁨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보여주면서 살아갈 때, 예수님의 부활은 진정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의 삶으로 이어져야 하고 드러나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 부활 신앙을 지닌 사람답게 살아간다면, 세상 사람들이 우리가 사는 모습을 보고 예수님을 믿게 될 것입니다. 내가 사는 모습이 세상 사람들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면, 우리가 아무리 예수님의 부활을 전한다 해도 세상 사람들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 주님이신 예수님의 부활을 기뻐하면서 그와 동시에 나는 정말 부활의 삶을 살고 있는지 돌아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