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는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의무이며,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참으로 불행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복음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위대한 성인 바오로가 이렇게 말하는 것일까요? 가톨릭교회교리서는 복음이 무엇인지를 아주 간단히 핵심을 요약하여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드러난, 죄인들에 대한 하느님 자비의 계시입니다.”(1846항)

 

사도 요한은 그의 복음서에서 복음의 핵심 내용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요한 3,16) 요한 복음서와 가톨릭교회교리서를 통해서 우리는, 복음이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드러난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와 사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복음은 신약의 네 복음서에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성녀 체사리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복음서보다 더 훌륭하고 소중하며 더 빛나는 교리는 없습니다. 우리 주님이시며 스승이신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말씀으로 가르치시고 행동으로 실현하신 것을 직접 보고 간직하기 바랍니다.” 성녀 소화 데레사도 이렇게 말합니다. “기도 중에 내가 머무는 곳은 무엇보다도 복음서입니다. 나는 거기에서 내 불쌍한 영혼에 필요한 모든 것을 얻습니다. 복음서에서 나는 늘 새로운 빛과 감추어진 의미와 신비의 의미를 발견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승천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마지막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예수님의 이 마지막 명령 때문에 바오로는 자신이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 어찌할 수 없는 의무이며,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참으로 불행할 것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제2독서의 마지막에 바오로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나는 복음을 위하여 이 모든 일을 합니다. 나도 복음에 동참하려는 것입니다.”(1코린 9,23) 바오로를 통해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는 복음을 선포하고, 복음을 위하여 모든 일을 하며, 또한 복음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을 바꾸어 말하면, 복음을 선포하지 않고, 복음을 위하여 모든 일을 하지 않으며, 복음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자기가 믿지 않는 분을 어떻게 받들어 부를 수 있겠습니까? 자기가 들은 적이 없는 분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파견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선포할 수 있겠습니까? 이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로마 10,14-15)

 

초세기 교부 오리게네스는 바오로 사도의 이 말씀을 다음과 같이 주해하고 있습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의 아름다운 발’은 육적이 아닌 영적인 의미로 이해해야 합니다.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복음을 전하는 이들의 발 자체를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웃음거리가 될 터이기 때문입니다. 생명의 길을 걷는 이들의 발만이 이런 말을 들을 만합니다. 그리스도께서 당신을 길이라고 하신 것을 생각할 때, 아름답다는 말을 들을 자격이 있는 발은 그리스도라는 길을 따라 걷는 복음 선포자들의 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