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 신부님이 1846년에 서울 새남터에서 순교하실 때 칼에 목이 8번 잘려서 돌아가셨고, 시신은 이민식 빈첸시오 형제님에 의해 경기도 안성의 미리내 성지에 안장되었습니다.  이민식 형제님은 김대건 신부님이 새남터에서 순교하시자, 시신을 모래로 살짝 덮어놓고 40여일 동안 주위를 살피다가, 경계가 허술한 틈을 타서 신부님의 머리를 가슴에 안고 시신은
둘러메고 선산이 있는 경기도 안성을 향해 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 대역죄인의 시신을 옮기는 것은 금지되었기 때문에, 낮에는 솔가지로 덮어놓고 밤에만 이동하여 칠일밤 동안 안성을 향해 걸었습니다. 안성으로 가는 길목인 신덕과 망덕이라는 고개를 넘고,
마지막 남은 애덕이라는 고개를 넘기 전에 날이 밝아오자 시신을 주위에 있는 콩밭 옆에 숨겨놓고 망을 보고 있었습니다. 날이 밝자 콩밭주인과 일꾼들이 작업을 시작하여 점점 김대건 신부님의 시신을 숨겨놓은 곳으로 다가오자, 이민식 형제님은 본인의 목숨은
빼앗아가더라도 신부님의 장례를 잘 드리게 해달라고 성모님께 기도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갑자기 장대비가 내리고 번개가 쳐서 일꾼들이 마을로 돌아가자, 형제님은 시신을 둘러메고 애덕 고개를 넘어 문중산이 있던 미리내로 달려가서 밤을 이용하여 사흘동안
땅을 파고 시신을 안장했습니다. 이민식 형제님은 그 후에 순교한 페레올주교님과, 김대건 신부님의 어머님도 미리내에 안장하였습니다. 신부님을 모신 후 하루도 빠짐없이 무덤을 지켰으나 그 당시에 신부님의 묘지에 난 잔디를 달여서 먹으면 병이 난다는 소문이 퍼져서, 그 후에는 무덤에 풀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벌거숭이 무덤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에 신부님이 복자 품에 오르시게 되고 1901년에 주교 신부님이 오셔서 무덤을 발굴해보니 칡 넝쿨이 시신을 감싸고 있어서 신부님의 뼈가 관이 없었는데도 온전히 보관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 후에 신부님의 유해는 한국 각지의 성당과 미국에 까지도 고르게 나눠져서 모셔지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40일이 지나 부패해 가는 시신을 안고 지고 7일 밤낮동안 미리내로 이동하는 17세 소년의 마음에는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 입니다. 당시에 중역죄인 이었지만 하느님이 보낸 귀한 사제이고 죽을 때 까지 하느님을 증거한 사람에 대한 17세 소년의 사랑은 상상을 초월한 일을 이룰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섬기는데 얼마나 감사와 봉헌을 하고 있는지 되새겨봐야 합니다. 하느님이 주신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기억해야 하며, 우리는 얼마나 서로 사랑하고 있는지 돌이켜봐야 합니다. 주위의 형제들이 힘들어 할 때 얼마나 그들을 위해 기도해 주었는지 기억해야 합니다. 혹시나 주위의 아픔을 비방하고 더 큰 슬픔을 안기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합니다.
그러한 삶이 순교 성인들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새로운 삶입니다. 우리는 서로서로를 사랑하고 아껴주지 못하고 내 고집대로 내 뜻대로 봉헌하면서 살기 쉽습니다. 이러한 저희의 삶이 바뀌고 성인들이 주님을 증거 하였듯이 우리도 주님을 증거하는 삶이 되도록
기도해나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