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눈 (08년 07월)

-苛政猛於虎-

-가정맹어호-

 춘추시대 말기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태산의 한 모퉁이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여인의 곡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습니다. 
놀란 공자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몸을 일으켜 귀를 기울여보니 곡소리는 앞쪽의 무덤에서 들려 오는 것이었습니다.

무덤 가까이 다가가보니 과연 한 부인이 조잡하게 꾸며진 무덤을 앞에 두고 길가에서 처량하게 울고 있었습니다. 그 목소리가 너무나도 비통하여 듣는 이의 가슴까지 후벼 파는 듯했습니다.

공자는 그대로 지나칠 수 없어 수레를 멈추고 부인에게 경의를 표했습니다. 그런 뒤에 제자 자로에게 연유를 알아보라고 시켰습니다.

“부인께서는 무슨 일로 그렇게 울고 계십니까? 꼭 여러 차례 슬픈 일을 겪으신 것 같군요” 부인은 감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가 자로의 상냥한 말투에 마음이 진정된 듯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곳은 무서운 곳입니다. 일찍이 저희 아버지께서 호랑이에 잡아 먹혀 돌아가셨습니다. 그 뒤로 제 남편이 당하고 이 번에는 제 자식까지 잡아 먹히고 말았습니다.” 그 말을 들은 자로는 깜짝 놀라 다시 물었습니다.

“그런데도 왜 이런 무서운 곳을 떠나지 않으십니까?” “여기가 무섭기는 하나 이 곳에 살면 혹독한 세금을 징수당하거나 못된 벼슬아치에게 재물을 빼앗기는 일은 없기 때문이지요”

자로에게서 이 말을 전해 들은 공자는 이 말에 깊이 느끼는 바가 있어 제자들에게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라는 뜻의 “가정맹어호” 라는 말을 전하며 잘못된 정치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가르쳤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내 나라 내 땅 내 조국인 한국에서는 두 달이 넘게 촛불이 꺼지지 않았습니다. 수 많은 국민들의 마음이 갈라지고 찢어져 서로가 서로에게 불신의 장벽을 더 높이 쌓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섬뜩하고 무서운 표현을 하면서까지 경제를 살리고 국민의 머슴이 되겠다고 이야기 하던 정치인은 10년 전이 아니라 20년 30년 전으로 돌아 가버린 듯이 폭력적 진압을 강행하고 많은 국민들의 뜻과는 반대의 모습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 작금의 대한민국의 모습입니다.

천주교 신부들과 수녀들이 길거리에 나서서 제발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 달라고 기도를 합니다. 마치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장면처럼 수 백의 스님들이 행렬을 하며 목탁 소리를 들으라고 촛불과 연등을 들었습니다. 뜻있는 개신교 목사님들이 시국 기도회를 열며 국민을 섬기는 정부로 거듭 나기를 소리칩니다.

그러나 한 편에서는 또 이제 촛불을 끄고 경제를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소리치며 반대를 하기도 합니다.

어지러운 세상, 복잡한 세상입니다. 얽히고 섥히어 무엇이 옳은 것인지, 무엇이 진실인지 구별하기도 어려운 세상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 하나는 때로 리더의 잘못된 판단 한 번이, 지도자의 섣부른 결단 한 번이 너무도 많은 것들을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때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 되어 민초들의 삶을 고달프게 한다는 것입니다.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한국의 현 상황을 보며 하루빨리 현명한 판단, 올바른 결단, 그리고 지혜로운 방향을 찾아 내어 우리 국민들이 많은 국민들이 기뻐하며 즐거워 하는 우리 모든 국민들이 희망에 가득 차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도하며 기다려 봅니다. 

무더운 한 여름의 가운데 청취자 여러분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