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치유문제



 가계치유의 의미와 주장 1. 

 

 

사랑하는 회원여러분... 

요즈음 특히 성령운동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 소위 가계치유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일부 성령운동 사제들과 봉사자들이 가계치유 이론을 유포하면서 

건전한 신앙을 해치고 있어서 교회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계치유에 대해 요약해서 보고드립니다. 



그릇된 신앙에 미혹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가계치유(또는 가계정화)란 조상들의 죄가 후손에게 영향을 끼쳐

 대물림되기 때문에 가계(가정의 계보)에 내려오는 그 뿌리를 제거하지 않으면 

후손들이 고통당하는 근본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미사나 기도를 통해서 그것을 풀어야 한다는 주장을 말한다. 



1) 주장 



① 조상들의 죄악에 대한 벌이 그 후손에게까지 미친다는 구약성경의 말씀

(민수 14,18 등)에 따라 조상들의 죄가 후손에게 유전된다. 

② 그 죄의 영향으로 현재의 후손이 육체적 정신적인 고통을 겪을 수 있다.

 ③ 가계 안에 어떤 조상이 무엇인가 한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 있으면 좋지 않은 영향이 후손에게 미친다. 



2) 해결책 



1) 가계치유기도를 꾸준히 바친다. 

2) 성체를 모심으로써 가계를 속박하는 사슬을 끊어야 한다. 

3) 미사예물과 함께 조상들을 위한 미사를 많이 바쳐야 한다.

 

 
 

2. 현재상황 



 

가계치유는 미국 성령기도회의 로버트 드그란디스 신부와 

존 햄쉬 신부의 서적이 번역되어 우리나라에 소개되었고,

 2000년대부터 성령기도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교구에서는 성령기도회에서 주관하는 가계치유를 금지시켰으나 

성령기도회 봉사자들이 전국을 다니면서 계속 유포하고 있고 

일부 피해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실정이다.

 

교구 주보에 

‘가계치유’에 관한 공지를 실어 교구민에게 주의를 하도록 하는 교구도 있지만, 

성령쇄신운동과 관련된 단체에서 피정이나 세미나 등을 통해 

가계치유를 계속 확산시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개신교에는 1990년대 말에 미국에서 유입되었는데 

각 교파별로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고 

특히 보수기독교측에서는 가계치유를 이단으로 간주하고 있다. 



 

3. 가계치유의 문제점 



 

1) 민수기 14,18의 의미 



가계치유 주장자들이 근거로 삼는 민수기 14,18 

구약의 말씀은 죄가 유전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거역한 백성의 죄가 

그만큼 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스승님, 누가 죄를 지었기에 저이가 눈먼 사람으로 태어났습니까? 

저 사람입니까, 

그의 부모입니까?” 라는 제자들의 질문에 

예수께서는 “저 사람이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그 부모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다.”(요한 9,1-3)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2) 모든 인간은 독립된 인격체 



모든 인간은 부모로부터 육적인 유전인자를 받지만 

부모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인격체다. 



인간은 하느님으로부터 생명을 받아 각자에게 고유하고 

아무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단 한 번뿐인 삶을 각자의 자유의지로 사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삶은 조상들의 삶에 속박되는 것이 아니다. 



3) 죄는 유전되지 않는다 



죄라는 유전인자는 없다. 죄는 유전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인격적인 결단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조상들의 죄가 후손에 영향을 준다는 주장은 

죄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을 흐리는 것이다. 



4) 조상의 죄에 대한 불안감 조장 



가계치유는 조상들의 죄에 대한 불안감을 조장시켜 건전한 신앙을 해칠 수 있다. 

그리하여 개인의 노력과 책임성을 약화시켜 

영적·도덕적 성장을 어렵게 하고 공동체적인 교육과 환경의 개선을 소홀히 할 수 있다. 



지금 나에게 닥치는 모든 고통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에 의한 것이지 

결코 조상의 죄나 한의 탓이 아니다. 

고통을 조상들의 잘못에 돌릴 것이 아니라 기꺼이 이겨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예수께서는 고통의 원인을 찾고자 하신 것이 아니라 고통을 받아들이고 

굳은 정신력으로 이겨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아버지, 이 고통의 잔을 치워주소서. 하지만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당신 뜻대로 하소서.’ 



5) 기복적 신심조장 



가계치유는 또한 기복적인 신심을 조장하고 기도와 미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게 한다. 



은총은 기계적으로 내리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노력과 함께 주어지는 것이다. 

가계치유는 또 미사예물과 미사횟수를 강조함으로써 거룩한 예물의 의미를 속화시킨다. 



올바른 신앙은 미사의 횟수와 예물의 양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정성스러운 마음자세와 태도에 달려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4. 결어 



 

인간이 한평생 겪는 인생은 좋은 일보다는 고단한 일이 더 많은 것 같다. 



나약한 인간본성의 한계, 주어진 환경, 악의 세력 등이 인간이 겪는 고통의 주요한 원인이다. 

모든 인간이 크고 작은 고통을 안고 살기에 고통은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고통의 원인에 집착하기보다 고통을 이겨내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더욱 중요하다. 



조상들과 관련시키는 가계치유의 주장은 가톨릭 정통신앙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사목자들은 올바른 신앙을 가르쳐주어야 할 것이다. 



특히 일부 성령기도회에 관련되어 있는 사제들과 봉사자들은 

개인의 고통을 치유한다는 명분으로 

무분별하고 무절제한 신앙행위를 조장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특히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에게 가계치유를 홍보하고 미사를 강조하면서 

미사예물을 거둬들이는 등의 행위를 해서는 안될 것이다.

 

연옥영혼에 관한 교리는 가톨릭신앙이다.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 안에 죽었으나 완전히 정화되지 않은 사람들은 

영원한 구원이 보장되기는 하지만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죽은 다음에 정화를 거쳐야 한다. 



그래서 가톨릭교회는 그들이 정화되도록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미사를 드리고 있다.

 ‘죽은 이들에 대한 올바른 신앙’이 필요하다. 



우리의 삶은 하느님의 신비 안에 있다. 

우리 삶의 최종 목표는 하느님이다. 



세상에서 우리의 

모든 삶, 기

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 그 모든 삶을 마지막에는 하느님의 신비에 맡겨드리고 

매 순간 적극적으로 사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현세적인 소망에 치우쳐 정당한 신앙을 그르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주님,저에게 생명의 길을 가르치시니,주님 앞에 넘치는 기쁨을 누리리이다."

                                                                                  [시편16(15),11]

 



대구 대교구 교구청 사목실장 

전광진 (엘마노) 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