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이 병원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아프기 때문입니다. 흔히 의사들은 통증이란 우리 몸이 손상을 받을 때 생기는 경고성 감각이므로 손상을 일으키는 원인을 찾아 치료하면 통증은 자연히 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만성 통증의 원인을 찾고자 이 검사 저 검사 다 하지만 검사 상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그러면 의사들은 별 이상 없다고 하거나 진통제 몇 알만을 처방하곤 합니다. 하지만 통증은 주관적입니다. 의사들이 환자의 엄살로 치부하기 쉽지만 환자가 아픈 것은 분명히 아픈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에 관한 한 연구에 의하면 전쟁터에서 관통상을 입고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은 후 세 사람 중 한 사람만 아프다고 진통제를 요구한데 반해, 사회에서 다리를 절단한 경우 다섯 사람 중 네 사람이 진통제를 요구하였다고 합니다. 전쟁터에서의 수술은 바로 안전한 후방으로의 후송을 의미하지만 사회 속에서는 신체 부자유에서 오는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이에 대한 걱정이 환자를 더 아프게 하였다고 봅니다. 주관적인 손상의 의미는 통증 자체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예입니다.
그얼마 전까지 의학적으로 건강이란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 건강’을 의미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여기에다 ‘영적(spiritual) 건강’이란 의미가 추가되었습니다. 영적 건강이란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입니다. “이젠 나는 끝장이야” 하고 스스로 자포자기하면 그런 환자는 치료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꼭 나을 거야” 하는 믿음은 종종 의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던 효과를 보이게도 합니다.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들은 집, 가족, 자녀교육, 승진이나 실직, 건강 등 여러 가지로 스트레스에 갇혀 있습니다. 적당한 운동이 신체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듯이 적당한 스트레스는 영적 건강을 위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도가 지나쳐서 감당하기 어려울 때 영적 건강을 해치게 됩니다. 사실 신체적인 질환들은 의학의 발달로 어느 정도 극복되리라 기대하지만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더 많이 쌓이는 스트레스 때문에 영적인 건강을 유지하기는 더욱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어느 때보다도 더 현대사회가 구세주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바로 영적 건강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하면 영적 건강을 얻을 수 있는지를 몸소 보여 주시기 위하여 우리에게 오셨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저녁 우리는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사랑과 믿음을 가지고 구세주의 탄생을 되새겨봅니다.
김전 사도요한 교수·이주노동자 무료진료소 라파엘클리닉 대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