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에 대한 확신
한번은 개신교 신자 친구에게 이런 질문을 들었습니다. “우리 교회 사람들은 구원받았다는 확신이 있다. 그런데 너희 천주교 신자들은 왜 구원에 대한 확신이 없는가?”라고 말입니다. 저는 대답했습니다. “천주교 신자들이 가장 많이 바치는 기도가 성모송인데 그 성모송의 마지막이 ‘이제와 저희 죽을 때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으소서.’이다. 이 기도는 교황님 추기경님, 모든 성인 성녀들이 바치셨던 기도이다. 우리는 하느님 자비의 무한함, 그리고 구원에 대해서 의심하지 않지만 인간의 나약함에서 비롯되는 비구원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라고 말입니다. 구원에 대한 지나친 확신은 인간의 불완전함으로 인해 자칫 맹신, 혹은 광신으로 변질될 수 있습니다. 나는
구원받았고 저들은 구원받지 못한 불쌍한 이라는 생각이 그렇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은 이러한 맥락에서 두 가지 의미로 새겨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믿음이 없는 이들에 대한 위로의 말씀이고 또 하나는 믿음이 강하다는 이들을 향한 경종입니다. ‘믿음 없는 이들이여 두려워하지 마라. 이 작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만 있어도 충분하다. 믿음 있는 이들이여 오만해하지 마라. 그네들의 믿음은 그저 이 작은 겨자씨에 불과하니 겸손함을 잃지 마라.’ 겸손이 없는 믿음은 위태롭습니다.
남창현 신부(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
생활성서 2016년 10월호 '소금항아리'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