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2016년 10월 17일) 무엇을 해야 할까요?
“사람아,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관이나 중재인으로 세웠단 말이냐?”(루카 12,14).
오늘 주님의 한탄 소리가 들립니다. ‘눈에 보이는 것’에만 얽매인 우리를 보고 하시는 신음 소리입니다. 이런 우리에게 경고하십니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루카 12,20).
우리가 쌓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무엇을 위해 우리는 힘을 쏟고 있습니까? 탐욕의 바벨탑은 쌓고 있지는 않습니까? 이 탑은 모래탑일 뿐입니다. 바람만 약간 불어도 무너지고말 허무한 탐욕일 뿐입니다.
우리의 생명은 이런 것에 있지 않고 오직 하느님에게 달려 있습니다. 우리 목숨은 하느님의 것이라는 말입니다. 예수님이 이런 가치를 지니고 사셨습니다. “아버지께서 당신 안에 생명을 가지고 계신 것처럼, 아들도 그 안에 생명을 가지게 해 주셨기 때문이다”(요한 5,26). 당신 모든 것을 당신 아버지에게서 받으셨고, 또한 하느님의 뜻에 맡기고 이 뜻을 따라 사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아버지의 뜻을 따라 당신 목숨을 사랑에 내어놓으셨습니다. 곧, 우리 인간을 위해 당신 목숨을 사랑으로 봉헌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뜻은 우리의 생명이며 동시에 우리가 따라야 할 기준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것입니다. 한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우리는 심어야 합니다. 이는 곧 사랑과 정의의 실천입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흥정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고 백남기 임마누엘 형제를 두고도 그분의 영원한 생명을 위해 기도는 못할 망정, 온갖 억측과 비난의 화살을 쏟아붇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 곳곳 특히 시리아에서는 강대국들이 탐욕의 아가리를 벌리고 무죄한 이들의 목숨을 집어 삼키고 있습니다.
이곳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한 독일인 부인을 보았습니다. 그분이 이 길을 걷는 지향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건 바로 ‘세상의 평화와 사랑을 위해서’였습니다. 정말 대단했습니다. 자신의 배낭 뒤에 이 글자를 스티커로 새겨 붙혔습니다. 그리고 같은 스티커를 만들어 다른 순례자들에게도 나눠주었습니다. 자신의 지향에 함께 하자는 초대의 의미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스페인 성 베네딕도회 라바날 델 까미노 수도원에서
인영균 끌레멘스 수사신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