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사람들이 마구 웃어 대었습니다.

- 흰머리도 나고 있어요. 머리카락도 빠지구요. 보세요. 여기 머리 가운데가 많이 빠졌죠? 하느님께 감사할 일이지요. 왜냐하면 이래서 사람들이 저를 유혹하려고 다가오지는 않을 테니까요. 제 외적인 매력에 빠져서 다가오는 사람은 없을테니 말이예요. 그래서 저는 더욱 복음화에 매진할 수 있지요.

한번 상상해 보세요. 어느 가정을 꾸린 아버지가 흰머리가 나는 걸 질색을 하면서 아들에게 뽑아 달라고 해요. 헌데 왜 뽑아 달라고 할까요?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예요. 헌데 정작 아내는 그런 것이 아무런 상관이 없다면 과연 이 남자는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한 걸까요? 집 밖에 나가서 다른 아가씨에게 잘 보이고 싶은 거예요. 어느 여자애가 선머스마처럼 하고 다니다가 어느 날인가부터 옷을 쫙 빼어입기 시작하면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바로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의미이지요.

헌데 부모님들은 이런 걸 몰라요. 오히려 이런 걸 더 부추기지요. 아주 어릴 때부터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의 귀를 뚫고는 귀걸이를 달아줘요. 아이들이 ‘가치’를 배우기도 전에 허영심을 가르치는 거죠. 하지만 몰라요.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