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56차 ME주말을 다녀와서
몇 년 전 어느 피정의 집에서 산책을 하고 있을 때였다.
언덕 위로 부부로 보이는 듯한 형제 자매가 올라오고 있었는데 자매는 앞서고 형제는 뒤따라오는 모습이
언뜻 보기에 그리 다정한 사이는 아닌 것 같아 보였다.
자매님은 나를 보면서 "수녀님은 참 똑똑하셔요. 혼자서 깨끗하게 사시니 얼마나 좋으세요."하면서
무척이나 나를 부러워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3일 후 같은 장소에서 두 사람이 팔짱을 끼고 너무나 다정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나를 쳐다보며
"수녀님 참 외롭겠다!"라고 했다.
나는 그 자매가 참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곳에서 ME주말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 나는 부부를 행복하게 바꾸어주는 ME주말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되었는데 이번에 ME주말을 다녀올 수 있었다.
그동안 많은 피정, 세미나를 다녔지만 피정동안 계속 눈물을 흘린 때는 이번이 처음이다.
단순한 눈물이 아니라 가슴에서 올라오는 아픔과 감동의 눈물이었다.
서로 사랑하고 싶은데, 서로 잘하고 싶은데,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데 그것이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아서,
사랑받고 싶은데, 위로받고 싶은데, 인정받고 싶은데 아무도 나를 몰라주는 듯한 서러움에....
서로의 아픔을 안고, 서로 더 사랑하기 위해서 고민하고 가슴 아파하는 부부들의 진지한 삶 안에서,
그들의 모든 인간적인 나약함과 한계를 보면서
그 모든 것을 뛰어넘어 첫 마음으로 돌아가고자 안간힘을 쓰는 부부들의 모습에서
사람 냄새 아니 그보다 하느님의 사랑을 느꼈다.
어느 유명한 강사가 와서 하느님에 대해서, 영성에 대해서 강의한 것이 아닌데도,
부부들은 모두 하느님께 감사를 드렸고, 하느님을 사랑하며 성가정을 꾸미겠다고 스스로 결심했다.
마지막 파견미사 때 모든 부부들이
서로에게 만족하고 사랑하기로 결심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너무 행복하고 기뻤다.
부부들이 서로 하나가 되는 순간이 얼마나 아름답고 거룩해보였는지, 나는 혼인성사의 거룩함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이부부들을 보시며 기뻐하실 하느님을 생각하면서 가슴 속에서 기쁨의 환성이 터져 나왔다.
나는 ME주말 동안 얼마나 하느님께 감사를 드렸는지 모른다.
나는 수도자로서 주님과 일치를 이루는 삶을,
부부들은 서로의 사랑으로 완전히 하나가 되는 삶을 살아갈 때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며,
우리 사랑의 에너지가 우리 가정을, 교회를, 나라를 ,온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라 믿는다.
이 좋은 주말을 교회 안에 주신 하느님 우리 아버지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ME주말을 위해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모세 수녀, 뉴져지 메이플우드 한인 천주교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