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에게는 생명의 책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생명의 책에는 영원히 살 이들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이 책은 완성되어 출판된 것이 아니라 완성되어 가는 것입니다. 이 책의 이름들은 적혀지기도 하고 지워지기도 합니다.
그분의 책에 적혀질 이름들은 이 세상에서 공정과 정의와 평화를 이룬 자들입니다. 반면 그 책에서 지워질 이름들, 아예 적히지조차 않을 이름들은 그와는 반대로 차별과 불의와 불화를 일으킨 자들이지요.
수많은 이들이 안심하고 있다가 깜짝 놀라게 될 것이고, 자신들이 죄인들이라고 간주하고 있던 이들이 영원의 세계에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이는 사람의 눈에 드러나지 않는 일이라 오직 하느님만이 알고 계시는 일입니다.
같은 선교사가 있더라도, 같은 오지에 살고 있더라도 누군가는 생명의 책에 적혀질 것이고 누군가는 거기에서 지워질 것입니다. 외적 표지는 내면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합니다. 단순히 가난하고 없이 산다고 그것이 영원을 내포하지는 못합니다. 진정으로 기쁘게 그분의 뜻을 받들고 그분을 위해서 살아가는 이라야 영원에 닿을 수 있습니다.
부유하고 모든 것이 갖추어진 동네에 산다고 모두가 낙타가 되어 바늘 구멍을 통과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은 불가능한 일을 이루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그 가운데에서도 영원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 이들을 선출하실 것입니다.
참된 신앙이라는 것은 절대로 외적으로 쉽게 판단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에게 모든 것을 내어 맡기는 참된 신앙을 지닌 이들을 만나는 것은 땅에 뭍힌 보물을 파내는 것과 비슷합니다. 드러나기 전까지는 알 수 없기에 우리는 부단히 땅을 파야 합니다. 하지만 그 보물 하나를 만났을 때의 기쁨은 더할나위 없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