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베드로를 칭찬하고 그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십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 말씀에서 베드로가 주님이 예루살렘에서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시는 것을 만류하자, 베드로를 사탄이라고 부르며 꾸짖으십니다. 또한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하시며 자신의 일을 생각하기 전에 하느님의 일을 먼저 생각해야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열흘 전쯤에 남부 뉴저지에 살고 있는 자매님 한 분이 본당으로 전화를 해서 그 쪽 동네에 한국 가정이 25가구 살고 있는데 우리말로 한국미사를 지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간절히 요청을 하였습니다. 현재 25가정이 모두 매일 저녁 10시가 되면 한국미사를 모실 수 있도록 해달라고 열심히 기도를 하고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그렇게 기도하는 모습에 감사를 드리고, 약간 멀지만 가능하면 달려가서 미사를 바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대답하였습니다. 한편으로는 우리 본당에서는 우리가 가진 것에 너무 익숙해져서 본당청소나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지 않는 우리들의 모습에 자책감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 후에 전화를 걸었던 자매님과 형제님들이 찾아와서 시간도 정하고 미사에 대한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왜 멀리 남부 뉴저지에서 여기까지 찾아왔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주변에 가까운 한국성당이 있는데 근처로 가지않고 여기까지 왔는지 알아보기 위해 근처 한국성당에 연락을 해보니, 실제 상황은 자매님의 얘기와 많이 달랐습니다. 근처의 다른 신자들과 불화가 있어서 공동체가 둘로 나누어진 것 입니다.

한 쪽 얘기로는 순명하기 위해서 갈라섰다고 하고, 다른 쪽은 순명하지 않아서 갈라섰다고 했습니다. 사정을 알고 나니 이 거룩한 미사가 사람들의 도구로 사용되어지는 것에 실망하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열심히 기도해서 그들의 기도를 자신들을 위한 도구로 사용한 것 입니다. 기도를 해도 그것이 하느님의 일이 아니고 사람의 일로 기도를 한 것입니다. 우리는 기도를 할 때 어떻게 기도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무엇이 이루어지길 위해 기도했느냐가 중요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하는 기도가 아니라 하느님의 원하는 일을 내가 할 수 있다고 맹세하는 기도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하여도 하느님이 원하는 일이 아니면 필요가 없게 됩니다. 우리 모두 생활을 영위하기 위하여 일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인간의 일이고 나만 위한 일이라면 하느님의 일을 하고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내가 나의 사업을 이용해서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돌보는 일에 사용한다면 자기의 사업이 하느님의 일이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우리 옆에 같이 사시는 분이라서 우리의 모든 생활을 하느님이 관장하고 계십니다. 중세의 십자군전쟁이나 마녀사냥 같은 일은 하느님의 사업이 아닙니다. 단지 당시의 왕들이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서 전쟁을 일으킨 것입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일으킨 전쟁은 하느님의 사업이 아닙니다. 광신자들이 하느님의 이름으로 많은 만행을 저지르는데 이것은 하느님이 사업이 아닙니다. 공동체 봉사를 하면서 개인의 이익을 찾으면 이것도 하느님의 사업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일과 사람의 일의 차이는 우리가 하느님께 강요해서 무엇을 얻어내느냐, 아니면 하느님께 순명해서 받아내느냐 하는 차이입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하느님을 따르면 하느님의 일이지만, 자기 십자가를 지고 자신을 먼저 찾으면 사람의 일이 됩니다. 생활을 영위하기위해 열심히 일하고 살더라도 내 십자가를 지고 일을 하면서, 하느님을 따른다면 그것이 하느님의 일이 됩니다.  우리는 자신의 일을 하기위해서 하느님의 이름을 팔지 말고, 하느님의 사업을 위해서 기도하고 하느님을 따르는 공동체 생활을 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