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성탄의 기쁨과 평화가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가득 넘치시길 기원합니다.  우리는 얼마 전에 성탄맞이 구역별 성가경연대회를 가졌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모두 열심히 참여함으로써 생각외로 좋은 반응을 가져왔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다시 한번 본당신부의 사목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신 구역봉사자님들과 교우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각 구역에서 나름대로의 개성과 멋을 살려 구역공동체의 화합과 일치를 이루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옛날에 하느님을 공경하며 백성들을 무척 사랑한 착한 왕이 한 분 계셨습니다.  왕은 주일이면 신하들과 함께 주일미사에 참례하고 나서 주위의 가난하고 병든 불쌍한 사람들을 찾아가 자선을 베풀며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백성들은 왕을 사랑하고 존경하였답니다. 해마다 성탄절이 오면 왕은 구유만들기를 무척 좋아했기에 그 나라에서 가장 멋있고 아름다운 구유를 만드는 사람에게 큰 상을 주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왕이 백성들에게 중대발표를 하였습니다.  
"동지 섣달은 별이 내리는 달이다. 각자가 별을 받을 구유를 하나씩 지어와서 심사를 받도록 하여라. 살아있는 구유로 판정이 내려진 사람에게는 상을 주겠다."  그러자 사람들은 너도나도 구유만드는데 정신이 없었습니다. 서로가 더 나은 구유를 만들기 위해 재료경쟁이 치열했고 솜씨 싸움 또한 볼만했습니다.  나중에는 치장붐까지 일어나서 구유에 금도금을 하는가 하면, 아름다운 무늬를 새겨넣기도 하였고, 또 구유 안쪽에 비단을 새겨 넣기도 하였습니다. 

심사일이 다가오자 사람들은 모두 들떠서 술렁거렸습니다. 왕이 몸소 전시장에 와서 구유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왕의 심사방법은 아주 특이했습니다. 가슴 속에서 빛나는 별을 꺼내어 구유에 살며시 놓아보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왕은 금도금을 한 구유에 별을 살며시 놓아보았습니다. 그러자 별은 쇠인형으로 변했습니다. 다음에 왕은 대리석으로 만든 구유에 넣어 보았습니다. 아니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별은 돌돌인형으로 변했습니다. 이번에 왕은 향나무로 만든 구유에 별을 조심스럽게 놓아보았습니다.  애석하게도 별은 나무인형으로 변했습니다. 

"아! 이 나라에는 이렇게도 살아있는 구유를 만든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단 말인가?" 왕은 탄식을 하며 궁궐로 돌아가려다가 문득 머뭇거리는 한 소녀가 눈에 띄었습니다. 왕은 소녀 곁으로 다가가 "얘야, 부끄러워 하지말고 이리 오너라. 너는 어떤 구유를 만들었느냐?"  소녀가 만든 구유는 나무와 헝겊으로 기워만든 형편없는 구유였습니다.  소녀는 병든 아버지를 간호하며 동생들을 돌보는 소녀가장이었으며 쓰레기를 치우는 일을 하며 사는 넝마주이소녀였습니다. 

소녀는 날마다 쓰레기더미에서 버리기 아까운 나무와 헝겊들을 틈틈이 모아서 하루하루 조금씩 기도하는 마음으로 구유를 만들었습니다. 왕은 거지소녀의 가난한 구유에 별을 놓아보았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갑자기 별이 숨을 쉬면서 거룩한 아기의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왕과 신하들과 소녀는 깜짝 놀랐습니다.

 왕은 그해 최고의 살아있는 구유는 거지소녀가 만든 가난한 구유로 판정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왕은 병든 아버지와 동생들이 편히 쉴 수 있는 큰 집과 많은 돈과 쌀을 주었고 아버지의 병도 유명한 의사가 고쳐주었습니다. 
 
거지소녀가 만든 구유는 오직 자신을 희생하고 부모님을 원망하거나 불효하지 않고 병든 부모님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며 사랑과 정성을 다해 구유를 만들었기 때문에 아기예수님을 모실 수 있는 살아있는 구유가 되었어요.

  친애하는 교우 여러분! 여러분은 이번 성탄절에 어떤 구유를 만들었나요?  시간이 없어서, 또는 너무 바빴어 만들지 못하신 분은 내년에 꼭 가족들과 함께 구유만들기에 도전해 보세요... 내년에는 제가 큰 상을 드릴테니까, 지금부터 구상을 하시면 이튼성당에 구유 민들기 우수가정으로 큰 상을 드릴께요 ^^*

넝마주이 거지소녀처럼 재료가 아무리 볼품없어도 정성과 기도로 만든 구유면, 별빛을 받아 아기 예수님이 거처하실수 있을겁니다.  
오늘 우리는 우리 마음을 베틀레헴의 마굿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예수께서 우리 안에 탄생하시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작고 겸손한 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예수께서 이 세상에 수백번 오신다해도 그 사람안에 탄생하시지 않습니다. 성탄이 와도 성탄인줄 모르고, 새 날이 와도 새 날인줄을 모릅니다.    
 성탄의 참 의미는 인간을 사랑하신 예수님 사랑의 신비입니다. 인간을 사랑하셔서 인간이 되신 예수님을 더 잘 알기 위하여 우리는 이웃을 귀하게 여기고,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하겠다고 다짐합시다. 

어느 교우분께서 주신 짧게 적은 성탄카드 내용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이웃에게 잘하는 한 해가 되겠습니다. 신부님 건강하세요."  

우리 모두 이웃에게 잘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기 예수님의 사랑과 축복이 여러분 가정에 풍성하게 내리시길 기도드립니다.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