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1주간 목요일
(2010. 2. 25 에스 4,17; 마태 7,7-12)
성경이
그날, 에스테르 왕비의 기도를 꼼꼼히 기록한 이유를
생각해 봅니다.
이방인 왕에게 간택되어
갖은 호사를 누렸던 왕비 에스테르의 기도는
힘없는 동족을 위한
절대 절명의 기도였습니다.
에스테르 왕비가
홀로 호사하며 살아가는 것으로 만족하였다면
자신의 무사안일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면
결코 바칠 수 없는 기도였고
바치지 않아도 무방한 기도였습니다.
이를테면 그날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서
목숨을 걸 각오로 바치는 기도가
하느님의 눈에 ‘타의 모범’이었던 것이라 싶습니다.
그날 궁궐안의 에스테르는 홀로 기도했지만
같은 날 같은 때에
궁궐 밖에 살고 있는 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함께 단식하며
한 마음으로
에스테르의 기도에 응답해 주실 것을 하느님께 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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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신앙생활은 성당 문을 나서면서 시작됩니다.
미사를 마친 후,
교회 밖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온 세계가 함께 바치는
신자들의 기도에 부합한지를 살피고
미사의 주인공이신 주님의 뜻에
합치되었는지를 살펴야 할 까닭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이방인의 궁궐 같은 세상에서
에스테르왕비처럼 외롭고 고통스러울 때
주님을 향하여
“당신밖에 없는 외로운”처지를 호소할 때
주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타의 모범’으로 꼽아 기억하신다는 약속이라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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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에스테르 왕비가 느꼈을
세상의 두려움과 죽음의 공포를 이기게 한 것은
궁궐 밖에서
함께 단식하며 기도했던 이스라엘백성들의 기도 덕이라 믿습니다.
우리기도가
진정 에스테르왕비처럼
타인을 위해서 목숨을 바칠 만큼
간절하고 의로운지 살피는 오늘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에스테르 왕비처럼
온 세상에서 혼자라고 여질 때
도와줄 이가 없는 험한 세상이라고 느껴질 때
세상의 모든 교회가 한 마음을 쏟아
공동기도로 힘을 주고
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는 걸 기억하시어
힘을 내면 좋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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