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은혜의 사고방식>

(2008. 11. 11 티토 2,1-8.11-14; 루카 17,7-10) 

하느님은 하느님이십니다.

먼지 같은 인생이

하느님의 은혜로 영위된다는 사실은 진리입니다.

생명은 은혜입니다.

삶도 은혜입니다.

우리는 주인의 선택으로 뽑힌 그 분을 위한 존재일 따름입니다.

때문에 

주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인간의 존재가치는 무엇에 비길 수 없이 큽니다.

이러한 인간의 가치를

엘리트 의식이나 팔방미인의 역량

혹은 생활의 풍요쯤으로 오인할 때

인간의 진정한 가치를 잃게 됩니다.

인간의 가치를 잃어버리고

잊어버리는 일은

결국 천국을 잃게 되는 것이기에

무섭습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우리가 지니고 살아가야 할 은혜의 사고방식을 가르치십니다.

온 세상이

모든 것을 경제적 가치로 판단하고 살아가는 일을 경고하십니다.

스스로 무언가 해냈다고 생각을 버리고

‘쓸모 없다’는 고백을 드려야 하니

마음이 편치 못합니다.

속으로 따지고

적당히 불평하면서 살았던 일이

곧

진정한 자신의 처지를 잊은 것이라 일깨우시니

마음이 찔립니다.

하느님께 무언가를 해 드렸으니 받으리라 기대하는 마음이 있고

하느님께 무언가를 주었다고 착각했던 사람이라면

오늘 더 많이 속이 상할 것도 같습니다.

부자의 가치관은 천국을 막습니다.

그 생각을 버릴 때에만 

그분의 평화를 얻어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갖는 변화의 집착을 생각하면

쉬이 알 수 있는 일입니다.

본능에 집착하는 세상은

영적 허무함을 채우기 위해서 변화하고 또 변화하고 있지만

속은 비어 권태로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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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 크다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소원은

집안의 살림살이를 새것으로 바꾸는 따위가 아니라

더럽고 누추한 우리의 속내를

깡그리 태워버리시는 변화입니다.

이것이 

우리 모두를 천국 인재로 키우고 싶으신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그분의 힘에 의지하여

그분의 일을 성실히 행하는 사람이라면

그분의 곁을 살펴드리는 일,

그분의 불편이 없도록 시중을 드는 일이 결코

억울할 리가 없습니다.

그분께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그분께 영광을 드리기 위해서

이제 

더 작고 더 낮은 일에

훨씬 익숙해 질 것을 다짐하기 바랍니다.

기쁜 감사를 키워 낼 각오를 세우는 오늘이기를 청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