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해마다 맞는 대림,

당신만을 기다리는 때가 되지 못하고

하 많은 시간과 때를

놓치고 

흘리고 혹은 빼앗기기도 하며 지냈습니다.

새 달력을 받고

이제야 

쉬지 않고 내닫는 시간의 ‘스침’을 느낍니다.

지금 이시간도

어느새 

저만치 달아나 있는 찰나에 불과한 것을

보며 

시간만큼 부지런하지 못한 까닭이

내달리기에는 

무거운 것을 지니고 살아가는 탓이라 싶습니다.

털어내고 덜어낼 것을 곰곰

짚어내 봅니다.

이렇게 어수선한 대림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언제쯤이면 

당신만을 기다리며 당신만을 그리워하며

동네 어귀에서 찬 이슬을 맞고

어느 때쯤이면

발돋움으로 선채 

오신 당신만을 기다릴 수 있을까요?

맨발로 달려 나가는 깨어있음으로

세월과 시간의 기척에 요동치지 않겠는지요?

성경에서 들려오는 당신의 음성에 

움찟 놀라곤 하는

이, 잠든 영혼이

언제쯤에야 환해 질 수 있는 것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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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지요?

가끔 

제 글투가

싸늘하고 매섭고 단호하다는 지적을 받는다는 사실,

신자들에게 

혹은 글을 읽는 이들에게

차가운 교회로 인식될 것을 염려하는 마음인 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선뜻 고치기가 어렵습니다.

모자랍니다. 

하지만 예수님!

제가 글을 쓸 몫은 언제나

주님의 편에서

주님의 마음을 전하는 일에 있음을 믿습니다.

주님께서는 결코

좋은 게 좋다 하지 않으시며

그른 일에서 얼른 돌아서지 않는 일에서

따끔한 질책을 미루지 않으시는 분인 줄 압니다.

우리에게는 

지금마저 

스쳐 달아나버리는 시간이 주어져 있을 뿐이라는 사실에

민감하기를 원하는 마음입니다.

허락된 지면,

얻어진 시간 안에 

주님

당신의 마음을 알리고 싶은 조급함일 뿐입니다.

지혜를 주십시오.

아닌 것과 섞이지 않았던 당신의 정의

틀린 것에 단호하였던 당신의 지성

고쳐 

함께 살기를 권하셨던 당신의 진실한 마음으로

냉정하지 않은 당신의 속내

끌어안는 당신의 사랑

결코 내칠 수 없는 하느님의 결의를 전하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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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미사에 참석하고

봉사하는 일만으로도 너무 분주하다고 합니다.

교회의 모두가

온통 마르타처럼 눈앞의 것에 묶여있습니다.

참으로 좋은 것을 버리고

가장 좋은 것을 놓치고

숫자로 드러난 실적에만, 지금

눈에 뜨이는 일만을 처리하느라 급급한 것이 아닌지요?

주님께서는 

함께 계시고 말씀하시고 더 사랑하려 하시는데

바빠서 도저히 시간이 없다고 미루는 형국이 아니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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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지 않는 세상,

책 볼 시간이 없는 세상이라지만

소위, 돈 벌 수 있는 방법이라 장담하고

성적이 올라가는 비법을 알린다면

솔깃합니다.

또 건강해진다는 책은 늘 베스트셀러입니다.

하다못해 연예인의 이야기도 빌게이츠, 오바마의 자서전도

인쇄되기 무섭게 재판 3판을 찍는답니다.

물론 비신자들이 그 책을 사겠지요.

하지만 

세상이 관심을 두는 그 만큼

우리 신앙인들이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궁금해 하고 있는가 싶습니다.

신앙을 따라 살기 위한 물음이

메마른 것은 아닌지 염려됩니다.

그만큼 자신의

믿음과 사랑과 희망의 삶을 자신하는 교만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헛된 일들이

생의 목적이 되어 있는 이 상황에서

탈출하는 

때가 되게 해 주십시오.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삶의 방식을 고치고 삶의 태도를 바꾸고

당신을 닮게 되는

시간이 되게 해 주십시오.

그날 

참으로 당신을 빼닮은 우리를

보여드리는 기쁨의 대림이 되게 해 주십시오.

어서 오소서 주 예수님!

 

Ps: 장재봉신부님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