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질하는 자들에게 내 등을, 수염을 잡아 뜯는 자들에게 내 뺨을 내맡겼고, 모욕과 수모를 받지 않으려고 내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다. 그러나 주 하느님께서 나를 도와주시니, 나는 수치를 당하지 않는다. (이사 50,6-7)
지금 매를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수염을 뜯기지 않는다는 게 아닙니다. 모욕과 수모를 받지 않는다는 게 아닙니다. 이 모든 걸 받는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중에는 수치를 당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굳게 확신한다는 것이지요.
지금 일어나는 시련은 모두 고스란히 당하게 될 것입니다. 눈에서 아픔으로 눈물이 흐를 것이고, 억울함에 마음이 저려올 것입니다. 하지만 가슴 깊은 곳에 ‘희망’을 품고 있다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하느님의 뜻에서 벗어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반대의 경우도 존재합니다. 지금은 아주 안락하고 부유하고 평온한 생활을 유지하고 그 누구에게도 방해 받거나 괴롭힘을 당하거나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지만 그들의 마음이 하느님에게서 벗어나 있어 장차는 수치를 당할 이들이 존재합니다. 자신들은 아주 평온한 생활을 유지해 왔다고 굳게 믿지만 실제로는 하느님에게서 아주 멀리 떨어진 생활을 해서 결국 그분으로부터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도움을 받는 이들은 이 세상에서 시련을 당하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하느님의 의로움을 굳게 신뢰하고 그 안에서 안식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