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마치 모든 군중이 일단은 ‘지옥’에 속해 있는 듯한 인상으로 전교를 하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이 있는 곳은 구원방주이고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지옥의 끓는 물 속에 잠겨 있는 것처럼 간주를 하고 일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 그들의 교만하고 독선에 가득찬 선교가 그들을 마주하는 누구에게나 회개의 마음보다는 기피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만드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모든 민족을 위한 구원 계획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당신은 당신이 선택한 민족만을 구원하려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민족을 통해서 세상을 구원하려는 것이었지요.

‘하느님께서 깨끗하게 만드신 것을 속되다고 하지 마라.’(사도 11,9)

하느님은 세상 만물을 깨끗하게 만드셨습니다. 다만 인간의 교만함이 스스로를 더럽히기 시작하고 주변을 더럽히기 시작한 것이었지요. 그래서 당신은 한 민족을 선택해서 당신의 구원 계획을 시작하신 것입니다. 헌데 이 미천하던 민족은 선택 이후에 그 누구보다 교만한 무리가 되어 버렸고 과거에 이방인이었던 우리에게 이제 새로운 하느님의 백성이 되어 구원 계획에 동참하고 있는 중입니다.

결국 모든 것이 똑같다는 식의 종교 혼합주의는 그 어느 것도 낫게 만들지 못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을 올바로 인식하고 있어야 다른 종교의 좋은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서 있지도 못하면서 다른 종교와 만나 악수를 나눌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우리는 우리의 예수님을 고백해야 하고, 그분의 십자가를 고백해야 합니다. 그러한 굳은 신뢰 가운데에서 종교간의 대화도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지요.

구원의 길, 영원한 나라로 가는 길은 모두에게 열려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일은 우리의 교만과 독선으로 이루어져서는 안됩니다. 또 반대로 무조건적인 수용으로 이루어질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을 올바로 확립한 가운데에 우리의 삶의 모범으로 초대를 이루어야 하는 것입니다. 가장 말씀에 충실하게 살고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이 최고의 선교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