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가톨릭 신자들도, 그 밖의 그리스도교인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자꾸만 옛 것이 좋다고 옛 것을 먹으려고 합니다. 법과 규율로 스스로를 얽어매고 제한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추상적으로 말하면 감이 오질 않지요. 다음과 같은 일련의 질문들입니다.

- 미사는 언제부터 참례하면 유효한가?
- 금육을 지키지 않아도 좋은 것은 어떤 상황인가?
- 성당에 이러 저러한 옷을 입고 들어와도 되는가?
- 성사를 본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판공성사를 봐야 하는가?
- 지난번에 고해 했는데 다시 같은 죄를 고해해도 되는가?

이런 모든 일련의 질문들은 우리가 여전히 옛 계약의 노예라는 것을 드러내어 주는 것입니다. 울타리 안으로 목동에게 다가서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울타리 주위에 머무르면서 울타리 바깥을 그리워하는 이들이라는 것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지요. 다음과 같은 것을 질문하는 사람은 좀처럼 없습니다.

- 하느님을 나날이 더욱 사랑해야 하는가?
- 예수님을 온 마음으로 사랑하기 위해서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 이웃을 더욱 사랑해야 하는가?
- 나를 미워하는 이를 용서하고 사랑해도 되는가?

물론 위의 질문들은 여러분들이 본질을 더욱 뚜렷이 파악하기 위한 예시에 불과합니다. 핵심은 우리가 아직도 옛 율법에 상당히 많이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지요. 지금의 시대는 예수님의 부활 이후의 시대니 뭐가 달라도 다를 거라고 착각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단순히 시간적 진행이 무언가를 달리했을 것이라면 우리 세대 이후의 세대는 자동적으로 구원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지요.

우리를 진정으로 자유롭게 하는 주님의 법을 마음 깊은 곳에 간직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