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으로 변화되어가는 이들에게 이런 현상은 더욱 극심합니다. 왜냐면 세속의 사람들의 눈으로는 이 '믿음'이라는 건 도무지 종잡을 수 조차 없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때로 신앙인이 된 사람들에게 신앙 이전에 사귀던 사람들은 곧잘 걸림돌이 되곤 합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곤 하지요. 왜 성당을 가느냐는 둥, 세속적인 관심사에 자꾸 초대를 하지를 않나 종교적인 면모에 조롱과 면박을 주는 등등의 반응을 보입니다.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바로 '신앙인'이 겪는 수모를 드러내는 말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있는데, 신앙인이 되고서도 예전에 사귀던 사람들과 아무런 충돌이 없다면 본인의 신앙의 진실성을 되돌아볼 필요도 있습니다. 행여 그런 이들과 만날 적에 교묘하게 자신이 지닌 신앙을 은근히 감추려 들고, 그들의 마음에 들게 행동하려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지는 않는지 말이지요. 물론 신앙인은 그 누구에게도 상냥하고 따스하게 대해야 하지만, 신앙인이 아닌 이들과는 본질적인 부분에서 차이를 드러내기 때문에 많은 경우에 비신앙인들의 심사를 불편하게 만들게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어느 직장인이 모두가 2차로 퇴폐적이고 향락적인 술자리를 가려는데 홀로 조용히 빠지곤 한다면 이는 분명히 그 공동체 내에서 시기를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좋은 게 좋은 거'라며 그런 이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 그런 향락적인 곳에 다닌다면 이는 본인의 신앙을 의심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자매님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이니 하느님에게 마음을 빼앗긴 사람은 세속적인 관심에서 점점 마음이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수다를 떨면서 누군가의 뒷담화를 하는 자매들의 부류에 뒤섞여 같이 웃고 떠들고 본인도 뒷담화를 하면서 그 수다에 끼여 있기를 바란다면 이는 필시 뭔가가 잘못되어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는 과연 신앙인으로 변화된 삶을 살고 있을까요? 아니면 그저 주일에 성당이나 다니면서 나머지는 신앙인과는 전혀 무관한 삶을 살고 있을까요?

"나를 따르려는 자는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는 말이 무색하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오늘 복음의 한 구절에서 예수님 역시도 이런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분을 못마땅하게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