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하는 성경 수업에 참여하는 자매들은 때로 눈물을 보이곤 합니다. 제가 하는 설명에 자신들의 삶이 반추되면서 결국 감정이 북받쳐 오로는 것이지요. 어제도 두 자매가 ‘신부님이 하시는 설명이 꼭 제 상황과 같네요.’라고 하면서 눈물을 글썽거렸습니다. 가족들에게 아무리 신앙을 전하려 해도 도무지 알아듣지를 못하고 도리어 갈수록 더 엇나간다는 것이지요.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아 있는 이들”이라는 구절을 설명하면서 과연 무엇이 어둠이고 무엇이 죽음의 그늘인지를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눈이 어두워지는 것이 어둠이 아니라 우리의 영혼이 갈 길을 찾지 못하는 것이 진정한 어둠이라고 알려 주었지요. 자매들이 눈물을 글썽거리기 시작한 것은 바로 그때였습니다. 아마 자기 가족들 중에서 그런 이들이 떠올랐던 모양이지요.
그래서 위로해 주었습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분이시고 반드시 도움의 손길을 주실 것이라고 했지요. 다만 우리는 우리 주변의 어둠에 빠져 있는 이들을 심판하는 눈길로 보지 말고 오히려 동정하는 눈길로 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희생하면서도 사랑해야 한다고 했지요.
꾸준히 가르치고 또 가르치면서 사람들이 성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제는 자발적으로 고통을 받아들이고 희생하고 봉사할 줄 아는 사람들로 거듭나고 있지요. 씨앗은 이미 충분히 심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성경의 몇가지 상징적 의미들을 질문하니 이제는 스스로 묵상한 것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그 결과는 참으로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이미 그들 안에는 분별력이 있고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그른지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남은 것은 걸어가는 것이지요. 직접 살아보는 것입니다. 실천하는 것이지요. 전에는 해보지 않던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게 실은 가장 필요한 일이고 동시에 힘든 일이지요. 그러나 씨앗이 있으니 물을 주고 키우는 일은 스스로 해야 합니다.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니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