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 대축일 미사 강론(스페인어에서 번역)

(시작하면서 한국말로 인사) 안녕하세요. 

제가 무슨 말 하는지 못 알아들으시겠지요. 하지만 제가 한국말로 여러분을 욕할 것 같으세요? (아니요) 제 마음은 이미 아시잖아요. 그쵸? 저는 한국말로 인사를 드렸습니다. 왜냐면 저의 영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스페인어로 이야기를 하면 이쁘게 이야기를 하고 한국말로 이야기를 하면 누군가를 비난한다면 그는 한 명의 위선자일 뿐입니다. 

하지만 때로 이런 종류의 사람들이 실제로 있지요. 성당에 올 때에는 이쁘게 차려입고 아내의 손을 잡고 지극히 가정적인 사람인 것처럼 행동을 하고, 반대로 술을 퍼마실 때에는 남성 우월주의자가 되곤 하는 사람이 있지요. 그런 이들은 위선자들입니다. 그들에게는 성령이 머무르지 않습니다. 위선의 영이 존재할 뿐이지요. 카멜레온과 같은 이들입니다. 

성당에서는 성당 색깔을 지니다가, 유흥주점에서는 그에 어울리는 색깔을 지니지요. 직장에서 상사와 함께 머물때는 지극히 순종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만나면 왕처럼 행동하곤 하지요. 그들은 성령을 지니지 못한 이들입니다. 슬프게도 사실입니다. 

오늘은 오순절 성령강림 대축일입니다. 부활 이후 50일이 지난 날이지요. 이 날에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성령이 임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에게도 다가오십니다. 우리는 이 성령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래야 영적 성장을 하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게 되지요. 성령을 받아야 그리스도의 지체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한 사람이 성령을 받으면 제2독서에서 말하는 것과 같이 “예수님은 주님이시다.” 하고 말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입으로만 고백하는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전능하신 하느님을 믿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기도에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도 하지요. 하지만 우리는 이를 입으로만 말할 뿐입니다. 그래서 그분의 가르침이 영혼에 남지 않습니다. 그들은 성령을 지니고 있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성령을 지닌 이는 온 마음을 다해서 “예수님은 주님이시다.”하고 말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많은 이들은 아직도 예수님이 자신의 주님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의 돈과 욕구가 주인 역할을 하지요. 주인이란 누구입니까? 우리에게 명을 내리는 사람을 말합니다. 만일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원수를 용서하라고 명을 내리신다면 우리는 복종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욕구가 죄를 짓도록 종용한다면 사람들은 복종하곤 합니다. (볼리비아의 부당한 혼인 관계에 대한 현실을 짚어줌.)

우리는 과연 무엇에 복종하고 있을까요? 이는 우리가 성령을 지니고 있는가? 아니면 세상의 영, 혹은 이기적인 영을 지니고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각각의 영은 추구하는 바가 다릅니다.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지요. 성령은 하느님에게서 와서 우리를 다시 하느님에게 이끌어갑니다. 세상의 영은 아래에서 와서 한 사람을 잡아가둔 다음에 아래로 이끌어 갑니다. 그 아래에는 ‘지옥’이라는 것이 기다리고 있지요. 그들은 아래에서 와서 한 사람의 주도권을 잡은 다음 다시 아래로 끌고 내려가는 것입니다.

성령은 여러분들이 정직하고 책임감있고 인내롭게 만들어 줍니다. 세상의 영은 여러분들을 장악해서 여러분들이 거짓말을 하고, 불충실하게 하고, 무책임하게 하고, 시기하게 합니다. 이렇게 양자는 그 역할을 하고 우리는 그 움직임 한가운데 끼어 있는 셈이지요. 그리고 우리의 영은 그 두 방향 중의 하나를 선택해서 나아가는 것이지요.

이러한 상황은 우리가 얼마나 많은 돈을 지니고 있는가, 어떤 교육을 지니고 있는가와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예컨대 한 변호사는 성령을 따라서 누군가를 돕기 위해서 정의를 이루기 위해서 일할 수도 있고, 반대로 자신의 욕구를 따라서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고객이 상당한 돈을 지불하면 이 변호사는 그가 재판에서 승소하도록 돕게 되겠지요. 그 고객이 설령 나쁜 짓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상관이 없는 셈입니다. 돈만 받으면 그를 변호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의 영은 이미 세상의 영에 물들어 버렸으니까요. 그리고 그 변호사는 매번 그렇게 악한들을 변호하면서 자기 자신의 영혼도 어둠으로 조금씩 이끌어가는 셈이 됩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사탄과 어울리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시간에 참된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영을 성령에게 맡기고 자신을 들어높여 나아가게 돕지요. 그리고 최종적으로 하느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성당에 왜 나올까요? 구원을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구원을 어떻게 얻게 되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이들이 있습니다.

어제는 성령강림 전야제가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은 거기에 참석한 그 모든 청년들이 성령을 받고 돌아갔으리라고 생각하십니까? 그건 상황에 달렸지요. 그저 하나의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합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참석하는가에 따라서 한 사람이 성령을 받는가 아닌가가 결정이 됩니다. 예컨대 한 청년은 이 성령강림 ‘행사’에 여친을 사귀러 나올 수도 있습니다. 성당 행사를 핑계로 자기 집에서 벗어나서 한 숨 돌리기 위해서 나온 것일 수도 있지요. 결국 그는 그냥 놀러 나온 셈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처자들을 보면서 밤새도록 사귈만한 사람을 고를 수도 있겠지요. 이런 청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성령 강림 전야제에 참석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그저 하나의 ‘행사’에 참석한 것일 뿐이지요.

지금 여기 앉아 계신 여러분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과연 모두가 하느님을 찬미하러 온 것일까요? 아닙니다. 누군가는 그냥 온 것입니다. 그저 주일의 의무나 다하러 온 것이지요. 그저 미사를 나오면 좋은 게 있다니까 온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지요. 그저 뭔가를 하면 뭔가 바뀔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에게 달린 것입니다. 성령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달려 있는 셈이지요.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