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씨앗이 뿌려진 좋은 밭
‘농사는 하늘이 허락한 만큼만 받아야 하는 순리를 따르는 일이란다. 모종이 아무리 좋아도, 밭을 아무리 기름지게 만들어도 하늘이 허락하지 않으면 그해 농사는 망치고 말지.
또 농사는 언제나 욕심이 화를 부르고 교만이 실패를 낳기에, 정성을 다하는 가운데 하느님께서 허락하여 주시는 만큼만 받는다는 마음으로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 농사꾼의 도리지.’ 수십 년 같은 밭에서 농사를 지으시는 아버지께서 일러주신 귀한 삶의 가르침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하느님이 허락하신 인생이라는 밭을 일구며 살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그 밭에 하늘 나라의 ‘좋은 씨앗’을 뿌려주십니다.
좋은 씨앗이란, 사랑 기쁨 평화 성실 온유 친절 인내 선행 절제의 열매를 맺게 될 ‘성령의 씨앗’입니다. 좋은 씨앗이 뿌려지고 자라나는 밭은 참으로 귀할 뿐만 아니라 농부에겐 그 자체로 기쁨이며 희망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누구보다도 자기 삶을 귀하게 여기며 사랑과 존중으로 잘 돌보아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아침에는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어떤 씨앗을 뿌려주실지, 저녁에는 받은 좋은 씨앗을 얼마나 소중하게 가꾸었는지를 묵상해봅니다. 그러면서 미구에 찾아올 종말에 내 인생의 밭에서 열린 성령의 열매를 하느님께 봉헌할 희망을 품어봅니다.
강희재 신부(수원교구 복음화국) |
생활성서 2016년 7월호 '소금항아리'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