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우물 9월호 '복음의 빛' 연중 제22주간 금요일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루카 5,33)
말씀 들여다보기
오늘 복음 말씀은 마태오복음(9,14-17)과 마르코복음(2,18-22)에도 나온다. 이 복음들에서 예수님은 새 옷과 새 포도주의 비유를 통해 당신 제자들이 자주 단식하며 기도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신다. 곧 당신 가르침의 내용이 완전히 새로우니 그것을 실천하는 방식도 새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루카복음 속 예수님은 이러한 가르침에 덧붙여 말씀하시길 사람들은 새 포도주보다 묵은 포도주를 더 좋아하기 마련이라고 하신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 게 사실이지만, 당신의 새로운 가르침이나 새로운 방식이 크게 환영받지는 못할 것이라는 말씀이다. 사람은 누구나 익숙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이러한 말씀은 인간이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존재라는 통찰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사람은 보통 어떤 방식으로 성공을 경험하면 그 방식을 끝까지 고수하고 싶어 한다. 단식이나 기도를 통해 깊은 신앙체험을 했다면, 계속해서 같은 방식으로 그 체험을 반복하길 바라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경우 이런 전략은 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져 예전의 방식이 한계에 다다랐다면, ‘새 부대’를 찾아봐야 한다. 그러지 않고 ‘헌 가죽 부대’만을 고집한다면, 결국 포도주는 쏟아지고 부대도 버리게 된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239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름으로써 신앙의 언어는 주로 두 가지 측면을 가리킨다. 먼저 하느님께서는 만물의 근원이시고 초월적인 권위를 지니셨으며 동시에 당신의 모든 자녀를 자비와 사랑으로 보살피신다는 점이다. 하느님의 부성은 또한 모성의 모습으로 표현될 수도 있는데 이는 하느님의 내재성 그리고 하느님과 당신 피조물 사이의 친밀성에 더 주목하여 가리키는 것이다. 이처럼 신앙의 언어도 부모들에 대한 인간적 경험에서 도움을 얻는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은 인간인 부모들이 그릇될 수도 있으며 부성과 모성의 모습을 왜곡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성별을 초월하신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분은 남자도 여자도 아닌 하느님이시다. 그분은 인간적인 부성과 모성의 근원이며 척도이시면서도 이를 초월하신다. 아무도 하느님 ‘아버지’와 같은 아버지일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