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우물 9월호 '복음의 빛' 연중 제26주간 월요일
“누구든지 이 어린이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루카 9,48)
말씀 들여다보기
예수님은 누구든지 ‘어린이 하나’를 당신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당신을 받아들인 것과 다름없다고 말씀하신다. 그렇다고 해서 ‘어린이 하나’가 곧 예수님은 아니다. 어린이에게는 예수님과 같은 능력이나 인품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뭔가를 주실 분이지만, ‘어린이’는 우리에게 뭔가를 바라는 존재다. 그러니 ‘어린이’를 예수님처럼 여기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예수님의 이러한 가르침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인간이 모두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와 직접 관련이 없는 한, 보잘것없고 귀찮은 일만 일으키는 ‘어린이 하나’쯤이야 그냥 내버려 두면 그만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인간은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자란 ‘어린이 하나’가 돌고 돌아서 내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른다.
예수께서 ‘어린이 하나’를 예로 드셨을 뿐이지, 사실 이러한 진실은 비단 어린이에게만 해당하는 것도 아니다. 사회에서 소외당하는 이들을 ‘제발 나만 귀찮게 하지 마라’ 하는 식으로 대하면, 당장에는 탈 날 일이 없겠지만 언젠가는 무관심의 대가를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소외된 사람들의 아픔이 세상을 돌고 돌아 결국 우리에게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섬이 아니다.’ 그러니 함께 잘 사는 길을 찾아야 우리가 진정으로 행복해질 것이다.
말씀 따라 걷기
나는 ‘인간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청탁을 하거나 이득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만 여긴 적은 없는지 머물러 보자.
가톨릭 교회 교리서
239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름으로써 신앙의 언어는 주로 두 가지 측면을 가리킨다. 먼저 하느님께서는 만물의 근원이시고 초월적인 권위를 지니셨으며 동시에 당신의 모든 자녀를 자비와 사랑으로 보살피신다는 점이다. 하느님의 부성은 또한 모성의 모습으로 표현될 수도 있는데 이는 하느님의 내재성 그리고 하느님과 당신 피조물 사이의 친밀성에 더 주목하여 가리키는 것이다. 이처럼 신앙의 언어도 부모들에 대한 인간적 경험에서 도움을 얻는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은 인간인 부모들이 그릇될 수도 있으며 부성과 모성의 모습을 왜곡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성별을 초월하신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분은 남자도 여자도 아닌 하느님이시다. 그분은 인간적인 부성과 모성의 근원이며 척도이시면서도 이를 초월하신다. 아무도 하느님 ‘아버지’와 같은 아버지일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