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봉모 토마스 신부님 말씀:

오늘날 우리 교회가 앓고 있는 질병이 있다면 하느님의 위대하심을, 하느님의 영광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겁니다. 그분의 그 전능하심 앞에서 우리가 전율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미사를 드리면서 하느님의 위대하심과 영광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보나벤뚜라 성인이 하신 말씀입니다. 미사의 신비는 하늘의 별처럼, 바다의

모래알처럼 셀 수 없이 많은것이 미사의 신비입니다. 그런데 제가 봤을때 오늘날의 

신비는 뭐냐하면 그렇게 엄청난 신비를 미사 끝날때까지 도통 못느끼는게 신비입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우리는 의무로써 미사를 드립니다. 의무로써 미사를 드리기 때문에 형식적입니다. 그리고 틀에 박힌 예식입니다. 미사에 오는 우리의 태도 자체가 경박하고 무례합니다. 교만할 정도입니다. 우리는 합당하게 미사를 드리고자 애를 쓰지 않습니다. 그냥 시간이 되는데로 급히와서, 기계적으로 때우는 식으로 미사를 드립니다. 미사중에 많은 기도문들이 오고 감에도 불구하고 무슨 기도문을 내가 좀전에 응답했는지도 기억을 못합니다. 성가를 부를때에도 4절까지 성가를 부르자고 그러면 짜증을 냅니다. 5절까지 부르자고 그러면 '어떤놈이 5절까지 작사 작곡했어'라며 화를 냅니다. 우리 태도가 굉장히 무례합니다. 이렇게 미사가 우리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고 무감각 속에서 이렇게 때우는 식으로 온다면, 우리가 은총을 체험하는 일은 없습니다. 미사야말로 가장 은총을 수용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매일 같이 무감각속에서 미사를 드리게되면 은총을 수용할 힘이 없습니다. 당연히 그러면 신앙 생활에 맛이 없습니다…..예배라는 단어는 큐네오, 이 단어는 키스하다, 입 맞추다이고, 프로스라는 단어는 향해서 입니다. 그러니까 누군가를 향해서 입 맞추다인데, 사전에 보면 이 단어가 예배, 경배하다입니다. 사제가 미사를 드리려고 할 때 제일 먼저하는 일이 제단위에 올라가서 입을 맞춥니다. 바로 이 단어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지금부터 하느님께 입 맞출거거든요, 계속해서 입 맞출거거든요…. 우리가 예배드린다는거, 이 예배가 우리에게는 미사라는 단어로써 표현되죠. 하느님과 입맞추는 겁니다. 예배드린다, 경배드린다 하는건 굉장히 종교적이고 고상한 용어인데, 어떻게해서 입맞춘다 키스한다 이런 뜻인가, 굉장히 의미심장합니다….사랑하는 하느님과 입을 맞춘다는거 이것은 아가서가 얘기하는 주제이거든요, 아가서를 보게되면 반복해서 나오는 주제가 이런거거든요. 그리워라 뜨거운 임의 입술, 포도주보다 달콤한 님의 사랑. 하느님과의 관계를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은데 이게 안되니까 인간경험을 갖고 표현한거거든요...결혼한 부부의 경우를 갖고 얘기할께요. 결혼기념일에 남편이 아내에게 장미꽃을 선물했어요. 아내가 감동해서 남편을 포옹하면서'고마워요, 여보' 이렇게 말했는데, 남자가 '그런말 하지마오, 내 의무요' 이렇게 응답했다면 여자는 당장 포옹을 풀겠죠. 그리고는 실망한 눈빛으로 남편을 쳐다 볼겁니다. 의무감에서 선사된 장미꽃은 여자에게 모독입니다. 안받는게 낮습니다. 의무감에서 선사된 선물은 여자를 비참하게 만들어요. 더이상 남편으로부터 사랑받고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못갖게 합니다. 자기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와서 애정에서 줘야되거든요.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입맞추러 성당에 오거든요. 그것은 애정이거든요. 의무가 아닙니다. 우리가 의무에서 왔다면 하느님을 너무 비참하게 만드는겁니다…경배한다의 의미는 입맞추다입니다. 아가서에 기초한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