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듣고 헤로데 임금을 비롯하여 온 예루살렘이 깜짝 놀랐다. (마태2,3)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질 때에 ‘놀라움’을 겪게 됩니다. 하지만 그 놀라움에는 경탄과 경악의 두 종류가 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좋은 일이 벌어지면 우리는 경탄을 하지요. 좋은 풍경을 만나도 경탄을 합니다. 하느님을 만날 날에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불법 행위에 우리는 경악을 합니다. 아주 더러운 방을 보아도 그렇지요. 그리고 죄인들이 하느님을 만날 날에도 그러할 것입니다.
헤로데와 임금들은 새로운 왕의 소식을 듣고 경탄을 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경악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모든 불법이 그렇듯이 그들은 본심을 숨기고는 경탄하는 척을 했지요. 헤로데의 말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가서 그 아기에 관하여 잘 알아보시오. 그리고 그 아기를 찾거든 나에게 알려 주시오. 나도 가서 경배하겠소.”(마태 2,7)
그는 마음에도 없는 경배를 하겠다고 나섭니다. 그리고 그의 경배는 2살 이하의 아이들을 모두 죽여 버리는 행위였지요. 그렇게 벌어진 일 앞에서 아기의 부모들은 경악을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과연 우리는 어떤 소식에 경탄을 하고, 또 어떤 소식에 경악을 하고 있는 걸까요? 혹시 담뱃값 소식에 경악을 하고, 유명 배우의 신작 영화 소식에 경탄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그러한 가운데 예수님의 거룩한 탄생과 우리의 영원한 생명의 소식은 아예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요? 그러다가 훗날 하느님을 보고서 ‘경악’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