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 특강(3)

미사를 드리면서도 은혜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 미사 전 : 미사를 드리기 전에 준비를 하셨나요? 만일 준비를 한다면 어떤 준비를 하시나요? 그날의 독서와 복음 말씀을 미리 읽고 조용한 가운데 묵상을 하고 있다가 맞이하는 미사는 분명히 틀립니다. 말씀 안에서 그분을 느끼고 그분의 메시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허둥지둥 겨우 시간을 맞추어 오거나, 일찍 성당에 와서도 밖을 서성이며 다른 것에 정신이 팔린다면 미사준비를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특히 고해성사를 받아 은총 지위에 있는 가운데 드리는 미사는 큰 은혜를 받게 됩니다.

2. 미사 중(말씀의 전례) : 사제의 말씀을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하고 있나요? 성모님께서 말씀하셨어요.

“나는 네가 독서말씀과 사제의 모든 강론을 주의 깊게 듣기를 바란다. ‘하느님의 말씀은 열매를 맺지 않고는 그냥 돌아가지 않는다.’(이사55,10-11)는 성경말씀을 기억하여라. 네가 주의 깊게 들으면 네가 듣는 모든 것에서 무엇인가가 네 안에 머물게 될 것이다. 너는 네 안에 인상을 남긴 그 말씀을 하루 중일 되씹고 기억하도록 노력하여라. 단 두 문장일 수도 있고, 복음 말씀 전부일 수도 있고 단 한마디일 수도 있다. 어느 경우나 네 안에 남아 있는 그 말씀을 종일토록 음미하고 맛 들여야 한다. 그러면 그 말씀은 네 안에서 ‘살이 될 것이다.’ 이것이 삶을 바꾸는 방법이다. 사람은 하느님 말씀이 자기 자신을 바꾸도록 그냥 내버려 두기만 하면 된다. 이제 주님께 말씀드려라. 주님께서 오늘 네 맘속에 계시하고자 하는 것을 기꺼이 들으려고 네가 여기 있다고....”

3. 성찬의 전례 : 잠시 후 예물 준비가 시작됩니다. 예물 준비를 할 때 성인들은 이렇게 기도한다고 합니다. “주님, 저는 당신께 저의 모든 것을 봉헌합니다. 제가 가진 모든 것,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당신 손 안에 드립니다. 오 주님, 작고 보잘것없는 저를 써 주십시오. 당신 아드님의 공로를 통해 저를 변화시켜 주십시오. 제 가족과 저의 은인들과 저를 공격하는 모든 이들과 저의 기도에 맡겨진 모든 이들을 위해 청합니다. 제 마음을 그들이 가는 길바닥에 놓는 법을 제가 가르쳐 주소서. 그리하여 그들의 삶의 여정이 힘들지 않고 그들이 온유한 사랑을 느낄 수 있게 하소서.”

우리가 우리 마음을 바닥에 놓아서 그들이 거친 길을 느끼지 않게 하고, 그들의 발걸음마다 고통을 가볍게 하고 덜어 주는 것, 이것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기도방법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예물을 봉헌하러 나갈 때 우리의 수호천사들도 함께 봉헌하는 행렬에 참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어떤 천사는 금빛 대접을 들고 걸어가고 있었다. 이 천사는 많은 청원을 위해 거룩한 미사를 바치는 사람들의 수호천사로서, 미사가 무엇인지를 알고 잘 준비된 사람의 예물을 가지고 가는 천사는 무척 아름답고 빛나는 모습으로 주님 대전으로 걸어간다고 합니다.

“이 순간 모든 것을 희생 제물로 바쳐라. 주님께 너의 슬픔과 너의 고통과 너의 꿈과 너의 낙심과 기쁨과 너의 청을 드려라. 거룩한 미사는 무한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너희는 기억해야 한다. 그러므로 너희의 소망과 간청을 희생제물과 봉헌물로 풍성하게 드려야 한다.”

그 천사들 뒤에 손에 아무 것도 들고 있지 않은 또 다른 이들이 걸어 나오고 있었는데, 그들은 빈손으로 거기 서 있었습니다. “이들은 여기 있기는 하나 아무 것도 희생하지 않은 이들의 수호천사들이다. 그들은 이 거룩한 미사의 모든 전례에 아무런 관심도 없다. 그들은 하느님의 제대 앞에 가져갈 아무런 희생 제물이 없다.”

그들 맨 뒤에 아주 슬픈 표정의 천사들이 나왔다. “이들은 여기 있으나 여기에 없는 사람들의 수호천사들이다. 다시 말하면 ‘거짓 화해’ 때문에 또는 미사참례의 종교적 의무 때문에 억지로 나와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 자신은 거룩한 미사에 참례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이 수호천사들은 제대에 바칠 수 있는 것이 자신들의 기도 밖에는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슬퍼하며 나온다.

너희들의 수호천사를 그렇게 슬프게 하지 마라. 그냥 많은 것을 간청하면 된다.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세상의 평화를 위해, 너희 가정과 너희 이웃의 어려운 가정을 위해 청하여라. 무엇보다 너희의 원수를 위해 청하여라. 너희가 속죄제물로서 너희 자신을 바치는 것을 주님께서 가장 마음에 들어 하심을 기억하여라. 그러면 예수님은 거룩한 미사 중에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오실 때 당신의 공로를 통해 너희를 변화시키고 바꾸신다.

어떻게 사람들이 아버지께 자기 자신을 희생 제물로 드려야 하는가?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음을, 보잘것없음을, 자기 자신이 지은 죄를, 그 모든 것을 예수님의 공로와 함께 희생 제물로 드릴 때 그것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받아들여진다.

4. 성체를 모실 때 :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오시는 성체를 모실 때 나는 과연 어떤 자세인가요? 그냥 의식적으로 성체를 모시고 잠시 침묵을 지키는 것으로 끝나지 않은가요? 아니면 함당치 않은 내 마음에 오시는 예수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지는 않았나요? 나에게 먹히시는 예수님, 내 안에 오시는 예수님을 생각하며 그분과 진정으로 일치하려는 간절한 바램이 있나요?

영성체는 인간이 하느님과의 영적결합이므로 무한한 감사의 기도를 바쳐야 합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부족한 이 죄인에게 오심에 감사합니다.”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오로지 주님께 요구사항만 계속 나열하기보다 사랑으로 오시어 나에게 먹히신 그분께 사랑을 속삭이며 당신처럼 나도 먹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다짐하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5. 미사 후 : 혹시 성가가 끝나기 잔에 무섭게 일어서지는 않으셨나요? 아직 미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주님께서 아직 제단에 계시는데 먼저 나가서 할 일을 생각하지는 않았나요? 미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마치 영화상영이 끝난 극장에서처럼 몰려 나가는 사람의 대열에 나는 속해 있지는 않았나요?

아니면 미사 중에 내린 풍성한 은총을 다시 한 번 음미하면서 진한 감동을 느끼며 주님께 마음을 여는 시간으로 잠시 침묵 중에 기도를 바치셨나요?

미사 중에 내리는 은총을 풍부히 받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미사’를 봉헌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와 진정으로 일치하기 위해서는 그분의 말씀에 귀를 열어 놓아야 합니다. 우리가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되어 있을 때 주님께서는 엄청난 감동과 은총을 주십니다. 만일 미사의 감동을 제대로 느끼기만 한다면 우리의 영혼은 매 시간 시간 그 큰 기쁨을 감당치 못하고 주님을 찬양할 것입니다. 우리는 주일 미사를 봉헌하며 그동안 어떻게 미사에 참례하였는지 반성해야 합니다. 만일 지겹거나 꼭 치루어야 할 어떤 의식이 되어버린다면 우리는 불쌍한 사람, 불행한 사람입니다.

미사는 준비하는 만큼, 진실한 마음으로 임하는 만큼, 끝난 후 되새기는 만큼, 우리에게 은총과 감동을 주는 것입니다. 소나기보다도 더 세차게 내리는 은총을 더 이상 거부해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