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은 오늘 제2독서 말씀을 이렇게 해설하고 있습니다. “야고보 사도는 우리에게 결정할 자유가 없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것은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 주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노력을 보완해 줄 하느님의 은총이 필요하며, 우리는 자신의 노력이 아니라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에 의지해야 합니다. 잠언 말씀대로입니다.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마라. 하루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다.’(잠언 27,1)”(『성경 주해 선집』)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의 해설대로,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스스로 삶을 결정할 수 있는 전적인 자유를 주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은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원하는 것은 개인적인 욕심이나 나쁜 마음이 들어갈 수 있지만,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오직 우리에게 좋은 것뿐이기 때문입니다.

 또 성인의 말씀처럼, 우리에게는 우리의 노력을 보완해 줄 하느님의 은총이 필요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나 자신의 힘과 노력으로 모든 것을 이루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신앙인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도와주시지 않으면 우리가 이룰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물론 우리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하느님께서 도와주시는 은총이 더 중요하고 우리의 노력보다 앞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의 말씀대로 ‘우리 자신의 노력이 아니라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에 의지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저마다의 잘못과 실패를 넘어 모든 사람 안에서 신비롭게 움직입니다.”(『복음의 기쁨』 44항)

 알렉산드리아의 치릴로 성인은 오늘 복음 말씀을 이렇게 해설했습니다. “주님께서 오셔서, 허리에 띠를 매고 깨어 있는 몸과 마음으로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를 보시면 곧바로 우리를 복된 사람으로 만드실 것입니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우리는 이 말씀에서 주님께서 우리가 행한 대로 갚아 주시리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우리 앞에 풍성한 선물과 영적 잔칫상을 차려 주심으로써, 우리가 수고한 만큼 위로해 주실 것입니다.”(『루카 복음 주해』 92)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날을 맞아, 우리는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신 우리의 조상님, 부모님, 형제, 자매, 친척, 친구, 은인들을 위한 합동위령미사를 봉헌합니다. 치릴로 성인의 말씀대로 하느님께서는 그분들 앞에 풍성한 선물과 영적 잔칫상을 차려 주심으로써, 그분들이 수고한 만큼 위로해 주실 것이라고 굳게 믿으며,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실 그분들을 위하여 정성을 다하여 주일 미사를 봉헌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