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자 베다 성인은 오늘 복음 말씀을 다음과 같이 해설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보다 주목하고 마음 깊이 기억해야 할 것은 주님께서 당신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제자들 가운데 몸소 서시어 당신의 모습을 보여주셨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당신을 믿는 모든 사람에게 약속하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다’(마태 18,20)고 하셨습니다.”(『복음서 강해』 11,9)

베다 성인은, 마태 18,20에 나오는,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주님의 부활로써 이루어졌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마태오 복음서의 마지막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다시 당신의 현존을 약속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19-20)

베다 성인은, 주님을 믿는 우리들이, 주님의 이름으로 함께 모여 있을 때, 주님의 현존을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친히 제자들에게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함께 계시겠다’고 분명히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내걸었던 약속을 끝까지 지키지 못할 때가 많지만, 주님께서는 신실하신 분이기에 당신께서 하신 약속을 어기실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주님의 이름으로 함께 모인 그 어디에서도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우리와 함께 계심을 굳게 믿고 깨달아야 합니다.

마태 28,20에 나오는, 주님의 이 현존 약속의 그리스어 원문을 직역하면 이렇습니다. “보라, 내가 세기의 종말까지 모든 날들에 너희와 함께 있다.” 예수님의 이 말씀으로 구약성경에 나오는 하느님 현존의 모든 약속들이 완전히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세기의 종말까지, 모든 날들에, 당신의 제자들, 즉 새로운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있겠다고 분명히 약속하셨습니다. 세기의 종말은 ‘시간의 마지막’으로도 번역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세상에서 시간이라는 것이 더 이상 지속될 수 없을 때까지, 다시 말해 이 세상의 시간이 끝날 때까지 주님은 우리의 모든 날들에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모든 날들’ 또한 평범한 날, 즐거운 날, 기쁜 날 뿐만 아니라 박해의 날, 고통의 날, 괴로움의 날 등 우리의 인생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것들의 모든 날에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것입니다. 비록 우리가 박해와 고통과 괴로움의 순간에 주님께서 나와 함께 계신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지라도, 그분께서는 나와 함께 계십니다. 이 사실을 굳게 믿는 것이 바로 새로운 이스라엘 백성인 우리의 신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