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여권 등 서류를 변조하는 등의 수법으로 한인을 포함한 200여명의 불법체류자들에게 운전면허증 불법 발급을 알선해 온 한인 브로커 2명이 연방 이민 당국에 의해 전격 체포되면서 이들을 통해 면허증을 받은 한인 불체자들이 줄줄이 추방 위기에 놓이는 등 파장이 거세질 전망이다.

당국 200여명 명단 확보, 대대적 수사 이뤄질듯
뉴욕·조지아 등 타주 한인사회로 불똥 튈수도

특히 남가주를 비롯한 캘리포니아는 물론 뉴욕과 조지아주 등 한인 인구가 많은 주들에서 이와 같은 브로커들을 통한 운전면허증 암거래 사실이 드러나면서(본보 4월1일자 보도) 합법적으로 면허증을 받을 수 없는 불체자들을 대상으로 암암리에 이뤄져 온 운전면허증 불법취득 관행이 된서리를 맞게될 지 주목되고 있다.

19일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수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안씨와 김씨는 지난 5~7년간 LA 카운티 지역 거주 한인 불법체류자를 대상으로 불법적으로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게 도와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수사 당국이 이들을 통해 면허증을 취득한 불체자들의 명단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 불체자들에 대한 대대적 수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날 ICE 관계자는 “현재 안씨와 김씨가 보유하고 있던 고객들의 명단을 확인하며 불법체류자 색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면허증 불법취득 관행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인사회에서 면허증 브로커들은 소셜시큐리티 번호 확인 없이 운전면허증 취득이 가능한 워싱턴주나 오리건주의 경우 최소 500~2,000달러를 받고 불체자들에게 면허증 발급을 알선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캘리포니아 운전면허증을 급히 발급받으려 할 경우 여권과 소셜시큐리티 번호 등의 위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최고 5,000달러까지 비용을 받고 있으며 일부 브로커들은 아예 위장결혼까지 알선하는 등 한인 불체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분 세탁’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안씨와 김씨 등 브로커 체포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법으로 면허증을 취득한 일부 한인 불체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인 황모씨는 “무면허로 운전해 오다 불안해 브로커에게 거금을 주고 운전면허증을 거의 사다시피 했는데 이번 단속에 걸려 추방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타주로 이주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