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 아침
오늘은 제법 선선한 기온이
가을이 성큼 우리곁에 왔음을 실감케 했습니다.
유난히 뜨겁고 길었던 여름이 이렇게 금방 자취를 감출줄이야!,
곡식을 살찌우고 영글기 위한 8월 볕이었건만
"이만하면 끝날 여름, 덥다고 너무 원성하지 말걸"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며칠째 내리더니
벌써 조석으로 짧은 팔에 찬기가 느껴진다.
난 구월이 오면
풀잎끝에 매달려 영롱하게 아롱거리는
찬이슬 밟으며 아침 들길을 걷고 싶다
그리고
따가운 가을햇살 받고 뿜어내는
벼들의 구숨한 열기를 코로 들이키며 걷던
고향집 산천이 그리워 진다
푸르스름한 달빛이 비춰드는 밤
창문밑에서 찌르르르 찌르르르 울어대는
귀뚜라미 소리에
아득히 먼 시간을 되돌려 보고 싶어진다.
또, 구월이 오면
나뭇잎들이 은빛, 금빛 옷으로 갈아입듯
내 나이에 알맞는 화사한 모습으로 치장하고 가을을 영접하고 싶다.
구월이 오면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여린 코스모스꽃 줄기처럼
나의 감성을 깨워서 아름다운 시를 쓰고 싶어진다.
구월이 오면
공원의 긴 의자에 앉아
가슴에 불어오는 서늘한 한 줄기 바람 처럼
내 心淵의 소리 들어줄 친구가 그리워진다.
그리고
"구월이 오는 소리 다시 들~으면
꽃잎이 피는 소리 꽃잎이 지는 소리,,,,,,,,,,"
구월의 노래가사가 흥얼거려진다.
2007년 구월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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