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아멘’이라는 응답은 너무 상투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진지한 의지의 동의 없이 그저 입으로만 튀어나오는 반사어구가 되었습니다. 과거 신앙인들에게 이 아멘이라는 동의는 꽤나 진지한 것이었습니다. 주님의 가르침과 약속에 그들은 ‘아멘’이라고 응답하고 실제로 그대로 살아 나갔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들은 모든 기도 끝에 아멘이라고 대답하지만 사실 우리가 기도하는 내용을 다 인식하지도 믿지도 못합니다.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해놓고 아멘이라고 하고서는 그 약속을 믿지 못해서 10년치 양식을 벌려고 합니다.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우리가 용서하오니 우리 죄를 용서해달라고 하고서는 죽어도 이 사람은 용서하지 못하겠다고 나섭니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가 하는 기도를 믿지도 온전히 응답하지도 못하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의 ‘아멘’은 참으로 성실하지 못한 대답이 되는 것이지요.

거듭 말하지만 하느님은 진실하시고 성실하신 분이라 당신이 약속하신 일은 반드시 이루고 맙니다. 당신의 외아들에게 진실한 믿음으로 다가서는 누구든지 하느님의 구원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주저하지 말고 그분의 부르심에 ‘아멘’이라고 응답해야 합니다. 그분은 수난 당하시고 죽으시고 부활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다가오는 수난, 모든 시련과 고통 앞에서 우리는 오직 하나 ‘아멘’이라고 응답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억울함’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모든 것을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저 그분의 성실함 앞에서 ‘아멘’이라고 충실히 응답하기만 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