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너희에게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이 허락되었지만, 저 사람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사실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내가 저 사람들에게 비유로 말하는 이유는 저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계시가 환히 드러난 것은 사실입니다. 누구든지 마음만 있으면 다가가서 생명의 물을 마음껏 마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시가 온전히 드러났다고 해서 그 말이 의미하는 바가 아무나 모두 구원받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즉, 늘 술에 쩔어 아내를 때리고 아이들을 핍박하고 폐륜아처럼 사는데도 아무런 문제 없이 마지막에는 모두 잘 된다는 식의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빛이 있으면 그 빛을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우리에게는 최소한의 요구조건인 ‘눈’이 필요합니다. 즉 빛은 어디에나 비추어지지만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야 그 빛은 아무 소용이 없는 셈이지요. 눈을 감은 이들에게는 아무리 화려한 색깔을 들이대더라고 소용이 없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마치 사람을 차별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모두에게 당신의 가르침을 공평하게 전하셨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받아들이는 측에 있는 것이지요. ‘너희’와 ‘저 사람들’을 가르는 것은 예수님의 의식적인 차별이 아니라 그들의 받아들이는 자세인 셈입니다.

결국 예수님의 말씀처럼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기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이 본질을 제시하지 않고 비유로 말하는 이유는 저들이 보고 들을 의지가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