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부지

철부지 어린아이는 부모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아이입니다. 슬기롭고 지혜로운 자들은 남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들이지요. 신앙의 신비는 바로 철부지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사람이 자기 스스로 일어선다고 생각할 때에 하느님의 존재는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은 그저 자신이 서 있는 데에 필요한 것이나 찾게 되지요. 자신의 재산, 자신의 명예, 자신의 권력이 중요할 뿐이고 하느님도 자신의 필요에 따라서 찾을 뿐입니다. 즉, 사회적으로 성당의 인간관계가 필요하면 갈 뿐이지 행여라도 자신의 필요 이상의 ‘봉사직’을 요구 받으면 당장에 멀어져 버리고 말지요.

그래서 이들은 ‘신앙’을 바탕으로 가르침을 받아 들이기가 힘이 듭니다. 이들은 욕구에 의해서 ‘신앙활동’을 받아들였을 뿐, 진정한 신앙과는 거리가 있는 이들이지요. 하느님의 신비는 이런 이들에게는 ‘감추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하느님은 자기 혼자서는 부족하다는 것을 절절이 체험한 사람에게 당신을 드러내어 보이십니다. 하느님은 넘어지는 자를 일으켜 세우시고 의탁하려는 자에게 힘이 되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것이 그분의 사랑이었습니다.

세상 앞에서 우리의 처지를 빨리 깨달을수록, 즉 우리가 우리 스스로는 버텨 나갈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할수록 오히려 우리의 신앙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우리 스스로 모든 것을 다 이룰 수 있다고 착각할수록 우리의 마음은 더욱 닫혀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 선택의 열쇠는 바로 우리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 앞에서 무력해진다면 그것은 나약함이 될 수 있지만 하느님 앞에서 나를 낮추는 것은 절대로 나약함이 아닙니다. 그것은 합당한 겸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