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의 숨은 면

배가 고플 때 밥이 땡기듯이 눈이 고플 때 볼거리가 땡깁니다. 눈이 고프다는 것은 보고 싶은 게 있다는 말이지요. 사람들은 이 땅에서 뭔가 새로운 형상을 찾습니다. 더 크고 화려한 건물이나 수려한 장관을 찾아 다니지요. 여전히 그런 것들이 내면을 자극시키기 때문입니다.

다른 유형을 찾아 다니는 사람들이 있기도 합니다. 이들은 실제로는 보이는 것이 크게 끌리지는 않지만 자신들의 ‘자부심과 명예’를 찾아 다니는 사람들이지요. 즉, 누군가가 뭔가를 봤다고 할 때에 자신도 ‘꿀리고’ 싶지 않은 이들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최고가 되고 싶어 안달이 난 이들이지요. 그래서 이들은 여행을 가면 바쁩니다. 빠짐없이 보아야 하고 빠짐없이 체험해 보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이들은 그 경관 자체를 즐기거나 그 행위 자체를 즐기는 것이 아닙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명예, 즉 자신들이 드높아지는 것을 즐기는 것일 뿐이지요.

보아서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견물생심’이라는 마음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지요. 우리는 보기 시작하면서 욕구하기 시작하고 그 욕구에 사로잡히기 시작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보아야 하고, 무엇을 원해야 하는 것일까요? 많은 경우에 우리는 보지 않아도 될 것,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있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반드시 보아야 할 것, 볼 필요가 있는 것은 외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시의 화려한 삭막함을 사랑하면서 가난한 이의 따스한 정을 바라보지 못하는 이들은 일종의 장님들인 셈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