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충실한 제자들이여! 당신이 입는 손해를 세상이 비웃을 것에 대해 각오하세요. 세상이 주님에게보다 당신에게 더 정중하리라고는 도저히 기대할 수 없습니다. 당신의 신앙과 계명 실천, 금육과 예식 등을 두고 세상이 놀려 대면, 그때야말로 당신이 우리에게 신앙을 주신 그분을 더욱 흡사히 빼닮게 되는 것입니다.
조롱을 조롱으로 맞대응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의 전투에서 사탄의 무기로 싸울 순 없습니다. 야유를 야유로 되갚는 건 그리스도인의 응수가 아닙니다. 우리 주님 역시 군인들의 경멸과 모욕에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세상의 비웃음에 끝내 그리스도인답지 못한 반응을 보이면 그들은 더욱 재미있어하겠지만, 신앙인의 정중한 침묵에 대해서는 전혀 재미를 찾지 못합니다. 개는 밤새 달을 보고 짖어 대지만 달은 으르렁대며 맞서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개를 비출 뿐입니다.
"미련한 자는 불쾌함을 바로 드러내지만 영리한 이는 모욕을 덮어 둔다." (잠언 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