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말씀과 뜻을 실행하는 새로운 가족
아들이 미쳤다는 소문을 듣고 성모님이 친척들과 함께 예수를 찾아 나섭니다. (마르 3,21). 그런데 집 안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들어갈 수 없자, 사람을 시켜 가족이 왔다는 소식을 예수님께 전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런 냉정한 대답을 하십니다. “누가 내 어머니이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마태 12,48) 그러고는 제자들을 가리키며 말씀하십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마태 12,49)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예수님에게는 인간적인 혈연관계보다 하느님의 말씀과 뜻을 따르는 새로운 관계가 더욱 중요합니다. 그래서 당신 제자들에게도 자기 아버지나 어머니를 하느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를 따를 자격이 없다고도 강조하십니다.

자기 부모에게 불효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로 하여금 더 큰 가족을 향해 눈뜨라고 말씀하십니다.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에만 연연해하지 말고, 더 큰 가족을 만나라 하십니다. 지중해의 난민들이 내 가족이고, 아프리카의 기아민들이 내 가족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다문화 가정, 미혼모, 독거노인이 내 가족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들을 가족처럼 챙겨야 합니다. 그렇게 사랑을 나누게 될 때 참으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 거듭날 것입니다.

최법관 신부(청주교구 흥덕성당) |
생활성서 2016년 7월호 '소금항아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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