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기
사람은 눈, 귀, 코, 혀, 피부의 오관을 통해 다른 사람과 사물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같은 것을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느껴도 그것에 대한 인식과 표현에서는 차이를 보입니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난향도 사람마다 각자 맡는 향기가 다르다고 합니다. 이처럼 사람은 같은 사건을 겪으면서도 그 체험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이 다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을 똑같이 들었지만 받아들이지 못하는 코라진과 벳사이다 그리고 카파르나움을 질책하십니다. 구약 시대에 하느님의 뜻을 외면한 티로와 시돈의 사람들보다도 더 마음이 무디다고 안타까워하십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말씀이신 예수님으로부터 하느님 아버지의 말씀을 들었지만 모두가 받아들이는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받아들이는 사람은 말씀을 보는 사람이요, 말씀을 새기는 사람입니다. 말씀이신 예수님을 올바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성경을 가까이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믿고, 가르치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사람들에게 가져갈 수 있고, 사람들의 기쁨과 슬픔을 말씀 안으로 가져올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매일의 삶 안에서 하느님을 떠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회개의 마음을 지니도록 이끌어주는 소중한 선물입니다.
조성풍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
생활성서 2016년 9월호 '소금항아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