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우물 10월호 '복음의 빛'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선교의 수호자) 대축일
“하늘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까?”(마태 18,1)
말씀 들여다보기
‘소화 데레사’라고도 알려진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는 열다섯 나이에 프랑스 리지외에 있는 가르멜 봉쇄 수녀원에 입회했다. 입회 때 어린 데레사는 성인이 되겠다는 굳은 결심을 가지고 있었으나, 오래지 않아 자신이 얼마나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인지를 깨닫고 깊이 실망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에게 극복할 수 없는 한계가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이렇게 내적 갈등을 겪고 있던 데레사를 위로하고 새로운 길을 열어준 건 성경이었다. 특히 “어리석은 이는 누구나 이리로 들어와라!”(잠언 9,4)라고 한 말씀이나, “너희는 젖을 빨고 팔에 안겨 다니며 무릎 위에서 귀염을 받으리라. 어머니가 제 자식을 위로하듯 내가 너희를 위로하리라”고 한 이사야서의 말씀(66,12-13)이 그녀에게 큰 위로를 주었다. 또한 이런 가르침을 바탕으로 자신의 보잘것없음이 오히려 하느님께 이를 수 있는 지름길임을 깨닫고, 평생 ‘작음’과 ‘소박함’이라는 영성을 추구했다. 그리고 그녀의 ‘작은 길’은 20세기 신앙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데레사 성녀의 영성 때문인지 20세기는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음에도 ‘작은 이들’에 대한 관심이 점점 늘어난 시기였다. 안타까운 것은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작은 이들’을 대놓고 업신여기는 풍조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이다. 데레사 성녀의 영성이 더욱 간절한 때다.
말씀 따라 걷기
약육강식이나 적자생존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현실로 여기는 분위기를 예수님은 어떻게 바라보실지 그분 마음에 머물러 보자.
가톨릭 교회 교리서
239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름으로써 신앙의 언어는 주로 두 가지 측면을 가리킨다. 먼저 하느님께서는 만물의 근원이시고 초월적인 권위를 지니셨으며 동시에 당신의 모든 자녀를 자비와 사랑으로 보살피신다는 점이다. 하느님의 부성은 또한 모성의 모습으로 표현될 수도 있는데 이는 하느님의 내재성 그리고 하느님과 당신 피조물 사이의 친밀성에 더 주목하여 가리키는 것이다. 이처럼 신앙의 언어도 부모들에 대한 인간적 경험에서 도움을 얻는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은 인간인 부모들이 그릇될 수도 있으며 부성과 모성의 모습을 왜곡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성별을 초월하신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분은 남자도 여자도 아닌 하느님이시다. 그분은 인간적인 부성과 모성의 근원이며 척도이시면서도 이를 초월하신다. 아무도 하느님 ‘아버지’와 같은 아버지일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