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 데레사 성녀는 참 꽃다운 나이에 떠난 성녀입니다. 그리고 그 생의 후반부는 질병의 고통으로 낙인 찍혀 있지요. 하지만 보다 그녀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던 것은 그녀가 지니고 있던 질병이 아니었습니다. 다름아니라 그녀 주변 사람들, 그것도 봉쇄 수도원의 수녀님들이었습니다. 성녀는 몰이해와 불신 속에서 살아갔던 것입니다. 하지만 성녀는 하느님의 선택된 딸이었고 꺼지지 않는 심지였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까지 환하게 빛을 밝혔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그 성녀가 죽고 나서야 그 진가를 알게 된 셈입니다.
사실 모든 성인들의 삶이 이러합니다. 우리는 그들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그닥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다가 그들이 세상을 떠나고 나서야 비로소 그 삶을 조명하고 꾸미기에 바쁩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성인들의 삶은 가리워져 있고 숨겨져 있습니다. 우리가 뒤늦게 접하는 수많은 매체들 속에서도 실제 성인들의 삶은 올바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히 소화 데레사 성녀는 ‘자서전’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밝혀진 바로는 그 자서전에서도 초창기에 많은 이들에 의해서 ‘이런 것은 드러나서는 안되겠다’고 해서 의도적으로 빠져 있었던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마더 데레사 성녀의 삶 안에서도 그녀가 자신 안에 존재하는 미지의 어둠을 고백하는 부분이 한참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드러나게 되었지요.
시월의 첫째날, 소화 데레사 성녀의 자서전을 읽기를 권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