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30일 목(마태13,47-53) 그물에 잡힌 물고기

1. 그물의 비유는 대단히 냉정하다. 하느님의 천사들이 어느 날 의인들 가운데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실 것이라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두려워진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심판하실 것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볼 때 지금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는 하느님을 우리의 영적장부를 결산하는 회계사로 생각할 수 있다. 우리가 한 선행이 악행보다 많다면 위는 안전하다. 장례미사 때면 늘 읽는 복음말씀은 최후의 심판의 말씀이다.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25,40참조) 우리의 죽는 순간에 매고 가는 배낭에 자선과 선행이 얼마나 많이 들어있느냐에 따라 하늘 나라가는 발걸음이 가볍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방법의 문제점은 아무리 선행이 더 많다고 하더라도 만일 우리가 계명을 하나라도 어긴다면 계명 전체를 어기는 셈이 된다. 하느님께서 우리 죄에 따라서 우리를 평가하신다면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우리를 심판하시기 위해서 다른 잣대를, 즉 자비의 잣대를 사용하신다는 것에 대하여 우리는 감사드려야 한다. 그분은 우리가 모두가 행복하고 구원받기를 원하시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통하여 구원받게 하시려는 것이다.”(요한3,16-17참조)

우리를 심판하시려는 그분의 잣대에 대해 생각만 해도 우리가 두려워하여 무력해지는 것을 하느님께서는 바라지 않으신다. 또한 그분께서는 우리를 위해서 얻으신 구원을 우리가 지속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하지 않기를 바라신다. 구원은 아버지가 자식에게 주시려는 사랑이며, 선물이기 때문이다.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구원을 자비로이 주시기 때문이다. 그분의 아드님은 이미 죄를 이기셨으며 그분의 용서는 모든 이에게 열려져 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더 중요한 일을 하는데 우리의 시간을 들이고 힘을 쏟기를 바라신다. 그 일이란 그분께 헌신하고 충성을 바치며 그분의 나라를 건설하는데 온 힘을 쏟기를 바라신다. 이전에 그분께서는 제자들에게 추수때가 왔는데 추수할 일꾼이 부족하다고 말씀하셨다. 세례받은 사람은 많은데 주님과 교회를 위해 충성을 바치며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데 투신할 사람은 적다고 하셨다.

그분께서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영적상태에만 너무 마음을 빼앗긴 나머지 세상에 나가서 당신 나라의 기쁜 소식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복음 선포를 하지 않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지 않으신다. 우리의 모습이 좀 부족하더라도 우리는 끊임없이 주님사랑을 실천하며 작은 예수로 살아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완벽한 인격과 신앙을 갖춘 다음에 선교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 물고기들이 무엇을 하고 있었건 한번 그물에 내리면 그곳에 있는 고기들은 싹쓸이 잡힌다. 예고도 없이 심판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언제 그물이 들어 닥치더라도 걱정할 것 없는 좋은 물고기로 살고 있어야 한다.

심판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쌓아놓은 공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죽는 순간에 내가 어떤 존재인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봉사를 많이 했어도 지금 냉담자라면 지금까지 해놓은 것들은 나의 구원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여 주님과의 화해와 형제들과의 화해가 아주 중요하다는 것이다. 죄를 지었으면 빨리 고해성사를 보는 것이 유일한 길이며,하늘 나라에서 높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면 지금 이 땅에서 먼저 작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내 자존심을 죽이고, 상대방을 높이는 것, 귀하게 여기며 겸손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높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오늘 주님의 그물이 나에게 들어 닥친다 해도 내가 좋은 물고기로 분리될 수 있도록 매일을 깨어 기도하며 매일을 내 인생의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