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 죽으셨습니다.

그 누구를 원망하지 않으시고

그 누구도 단죄하지 않으시고

놀라운 용서만을 원하시며 죽으신 하느님은

이미

 제 기도를 들어주시는 힘있는 하느님이 아니십니다.

무력하게 죽으셨습니다.

내 기도에 응답하지 않으시는 당신의 침묵은

두렵습니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아도

 “믿고 행하는 것”이 믿음이라니요?

하느님은 내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고,

 멀리 계시는 하느님께 버림받았다고 여겨질 때도 있습니다.

이렇게 막막할 때에도

당신을 위해 일하는 희망의 사람이 되게 하소서.

이 캄캄한 때를 이기게 하소서.

하느님께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무조건 사랑해 드리는

은혜의 때인 것을 잊지 않게 하소서.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이제는 제가 일하게 하소서.

조건없이 주신 그 사랑에 취한 자되게 하소서.

당신 어머니처럼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당신을 사랑해 드리는 자유인이 되게 하소서.

당신 어머니처럼

묵묵히 부활을 기다리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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