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중에 일어나는 참된 기적
율법 학자들이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그분께 기적을 요구합니다. “스승님, 스승님이 일으키시는 표징을 보고 싶습니다.”(마태 12,38) 예수님을 시험하며 외적인 표징을 요구하는 것은 악마가 자주 사용하는 유혹의 방법입니다. 광야에서 40일 동안 단식하시던 예수님께 악마가 기적을 요구합니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여기에서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루카 4,3.9)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도 악의에 찬 자들이 기적을 요구합니다.

“너 자신이나 구해 보아라. 네가 하느님이 아들이라면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아라.”(마태 27,40) 하지만 예수님은 눈요기 기적을 요구하는 자들에게 “사탄아, 물러가라.”(마태 4,10)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마음 안에도 기적을 한 번 보면 나의 신앙이 굳건해지리라는 유혹이 존재합니다. 주님께서, 성모님께서 한 번만 나타나주시면 신앙이 불같이 타올라 열심한 신앙인이 되리라는 유혹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주님은 그런 식으로 기적을 보여주시지 않습니다. 대신 주님은 미사를 통해서 표징을 보여주십니다. 

예수님의 몸과 피가 바로 우리 눈앞에 나타납니다. 예수님을 매일 만나고 있는데 또 다른 기적을 요구하시겠습니까? 특별한 표징을 찾아 헤매느라, 참된 기적인 미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최법관 신부(청주교구 흥덕성당) |
생활성서 2016년 7월호 '소금항아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