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주신 가장 좋은 것
이유도 모르겠고 의미도 찾을 수 없었던, 그래서 그저 인내로만 견디어냈던 나날들.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때 비로소 하느님께서 그 이유와 의미를 담아주셨습니다. 순리에도 맞지 않고 공정함도 잃어버린 일을 묵묵히 받아들여 행하고 났더니, 그때 비로소 하느님께서 당신의 순리와 공정함을 드러내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인내로만 견디었던 시간에, 그렇게 묵묵히 받아들여 행하였던 과정 속에서 저는 이렇게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하느님, 당신의 뜻을 저에게 보여주시고 그 뜻을 실행할 수 있는 지혜와 힘을 허락해주소서. 그것으로 만족하리이다. 아멘.’ 

그리고 기도도 황금을 제련하듯 제련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내 생각과 계획의 이물질을 빼고, 다음에는 내 방식과 방법으로 하려는 거푸집을 깨고,마지막으로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새 거푸집을 만들고 나면, 그때 비로소 ‘순수한 기도’가 드려집니다. 그렇게 제련의 과정을 겪는 가운데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울렸던 소리가 하나 있었습니다. ‘영원으로부터 선하신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시니 가장 좋은 것을 주시리라.’ 하느님께서 주실 ‘가장 좋은 것’이란 현세의 안락과 풍요도 아니고 남들이 우러러볼 만한 유명세도 아니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지금 나와 함께하시면서 내게서 눈을 떼지 않고 돌보고 계시다는 ‘생생한 믿음’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느님은 성령 안에서 순수한 기도를 바치는 사람에게 당신 자신과 생생한 믿음을 선사하고 계십니다. 

강희재 신부(수원교구 복음화국) |
생활성서 2016년 7월호 '소금항아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