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요한 복음 성경강의 중에 교회 일을 하면서 언제나 두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예루살렘에 들어가면서 환호하는 군중과 그에 반해 예수님을 죽이려는 이들이 있었던 것처럼 우리도 교회 안에서 일을 하면 반드시 두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질문 시간에 이런 질문이 나왔습니다.
- 신부님, 우리를 두고 수근거리고 험담을 하는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저는 미소를 띠면서 대답해 주었습니다.
- 개미가 100마리 있으면 그 중 20퍼센트는 빈둥거리기만 한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그 20퍼센트를 죽이면 나머지 80마리 중의 20퍼센트가 다시 빈둥거린다고 하네요. 그런 이들을 축출해 낸다고 해서 우리 삶 안에서 아무런 시련이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그런 이들은 끊임없이 존재할 것입니다.
그럼 뭘 해야 할까요? 우리는 우리의 삶을 즐기는 것입니다. 그들은 우리를 두고 끊임없이 비판하고 비난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의 내면에 스스로 어둠을 쌓아가는 것일 뿐이지요. 우리는 우리의 삶 안에서 기쁨과 행복과 보람을 찾으면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본당 축제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만일 9일기도를 하는데 사람들이 고작 10명밖에 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럼 우리를 반대하는 자들은 우리를 두고 수근거릴 것입니다. 우리의 외적 실패를 두고 수근거리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그 10명과 함께 그날 하루를 즐겁게 보내면 되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들은 하루를 보람차게 보내는 것이지요.
어둠의 길을 걸으려 하는 이들, 타인을 심판하고 비난하려고 하는 이들은 그냥 두십시오. 그들은 자기들이 바라는 대로 살아갈 것입니다.
그러자 다시 질문이 돌아옵니다.
- 그럼 그 사람들이 그런 행동을 해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말라는 것인가요?
- 사실 그 사람들에 대한 조치는 ‘리더’의 문제입니다. 리더는 공동체를 잘 살피고 불화가 일어나는 곳에는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 보아야 하지요. 예를 들어서 교사 모임에 아무 교사도 나오지 않거나, 한 교사가 왔는데 다른 교사들이 우루루 물러서면 리더인 본당 신부는 다가가서 물어봐야 하는 것입니다. 무슨 일이 있는건지? 왜 그런 건지를 말이지요. 그리고 그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지요. 하지만 모든 일에 그렇게 반응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길을 걸어가다가 큰 돌에 세게 부딪히면 아파하면서 상처를 치유해야지 다시 걸을 수 있지만 발에 채이는 작은 돌들은 어느 정도는 감수하고 걸어가야 하는 것이지요. 그렇지 않으면 매 순간 그런 작은 돌들만 바라보면서 가야 할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