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가에 사는 어느 수녀가 동네 골목에서 거지 할머니와 마주쳤습니다. 두 사람은 아침저녁으로 오가며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사이입니다.
“할머니, 성당에 나오지 않으실래요?”
“제가 가도 됩니까?”
“왜 안 되겠어요. 오셔도 됩니다.”
“정말 저 같은 사람이 그런데 가도 됩니까?”
수녀는 그 순간 ‘정말 되는가?’ 하고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 거지 할머니가 성당에 왔을 때, 모두가 할머니를 편안하게 맞아줄 만큼 성당 문이 활짝 열려 있는가? 정말 문을 활짝 열어놓고 남루한 차림의 거지까지 반기며 사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던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마카오 비민가에서 활동하시는 어느 수녀님한테 들은 것입니다.
그럼 오늘날 한국 교회는 이 수녀님이 가졌던 의구심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습니까?
예수 그리스도는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라고 하셨는데, 진정 그렇게 하고 있습니까?
영성의 샘
"영적 삶을 살기 시작한 사람은 처음에 올바른 행동을 실천하는 것을 매우 힘들고 부담스럽게 느낍니다. 그것은 영적 삶 자체가 실제로 그렇게 힘들어서가 아니라 그전까지 살아온 삶의 즐거움에 안주하고 있다가 거기서 벗어나기가 그만큼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영적 삶을 어느 정도 살아 낸 사람에게는 그 삶이 그렇게 힘들지 않고 그를 자유롭게 합니다.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좋은 삶을 살아 내면 악습들이 서서히 사라집니다. 그러면 바른 생각과 삶에 싸움을 걸어오는 욕망과 쾌락에 대해서도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이때부터 그는 기쁨을 지니고 모든 종류의 올바른 행동을 실천해 나갑니다."(포티케의 디아도쿠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