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사람, 그리고 사랑
‘사랑’이란 글자와 ‘사람’이란 글자를 살펴보니, ‘ㅇ’과 ‘ㅁ’이 다를 뿐입니다. ‘ㅇ’은 둥글둥글하고 원만해서 사랑답습니다. 모가 나 있는 ‘ㅁ’은 그 때문에 사람이 살아가면서 상처 받고 고통을 겪을 수 있음을 말하는 듯해서 사람답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보면, 모가 난 ‘ㅁ’이 깎이고 다듬어져 ‘사랑’으로 가게 되는 것은 아닐는지요? 또한 ‘사람’이란 말을 축약해보면 ‘삶’이 됩니다. 

그러므로 ‘사랑’ ‘사람’ ‘삶’은 떼려야 뗄 수 없이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고, 결국 사람의 삶에서 사랑을 빼버리면 사람도 삶도 제 모습을 갖추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여러분은 이웃을 사랑하고 그 사랑이 어디서 나오는지 여러분 자신을 살펴보십시오. 사랑할 수 있는 그만큼, 여러분은 지상에서 하느님을 뵙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 첫째 계명이고, 둘째도 이와 같다고 하시며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첫째 계명, 둘째 계명으로 분류하셨지만, 결국 하나의 계명입니다. 이웃 사랑 없는 하느님 사랑은 있을 수 없고, 만일 있다면 그것은 위선적인 사랑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 사랑은 눈에 보이는 이웃 사랑을 통해서 잘 드러납니다.

황동환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
생활성서 2016년 8월호 '소금항아리'에서